오늘따라 커피가 쓴데
입에는 그 맛이 맞아.
무표정인 사람들의 눈동자 속엔
내가 담겨있는 듯 해.
무미건조함 속에서 헤어나오질 못 해.
지쳐버린 마음도 결국 나의 몫이겠지.
공허한 가슴은
갈증으로 갈라져버린지 오래야.
내일은 올텐데,
어제의 하루도
오늘의 하루도 너무 길게만 느껴진다.
막히는 도로 위에서
턱을 괴고 삐딱하게 고개를 틀었어.
새어나오는 눈물이
하품때문일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
그냥 좀 슬펐던 것 같아.
나만 이런 것 같아서,
내 기분만 이런 것 같아서.
하염없이 가라앉고 있는 내가
주체가 안 되서,
그래서 슬펐던 것 같아.
생각이 많았던걸까.
들쑥날쑥하는 가로등 불빛을 지나칠 때
속으로 바랐어.
필라멘트가 끊겨서
푹 꺼져버렸으면 좋겠다.
새로 갈아끼울 수 있는 전구라도 찾아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