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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민 May 14. 2019

무감각





설렘?

그런 건 없어.


뇌가 아찔하고 찌릿해진다던지

온몸에 백만 볼트 전율이 흐른다던지

기대치가 높아져서 현기증이 난다던지

밤을 새도 하늘을 나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다던지-


더 이상 내게 그런 설렘 따윈 없어.

어쩌면 그런 느낌들은 사치일지도 몰라.


멋모르고 덤벼들기 좋아했던

십 년 전의 ‘나’라면 가능했을 텐데

이제 그럴만한 에너지는 고갈되어버린 지 오래야.


그저,

오늘도 바람이 부는구나

햇빛이 쨍하구나

비가 내리는구나

땅이 젖어있구나

11 시구나

현실에서의 그저 그런 사실만이 존재할 뿐-


그게 가끔은 좀 슬퍼.

내겐 감정을 소모할 시간조차도

주어지지 않은 것 같아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아서.


단지

공허해지기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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