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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민 May 26. 2021

뽀삐에게

펫로스의 현실


매일 너의 기억 속에 머물고 있다

네가 남긴 선물인지 벌인지 모를 기억에

눈물바다가 된다


등 돌리고 앉아있는 과거의 나와

그런 나를 매일 보고 앉아있던 너의 모습이

더욱 선명해진다

그리곤 후회만 짙어진다


조금 더 안아줄걸

사랑한다고 말해줄걸

너를 위해서 살아볼걸

산책도 많이 다닐걸


이젠 좀 더 잘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조금 더 나은 반려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너는 없다

사진 속 혀를 내밀고 웃는 네 모습에

온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손 끝이 기억하는 네 황색 털의 질감을

다시 느껴볼 수 있다면...

뾰쪽뾰쪽 세모난 귀에다 대고

네 이름만 수천 번을 불러볼 수 있다면..

그래서 까만 단추 같은 두 눈으로

너와 눈을 맞출 수 있다면

나는 지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만 같다


뽀삐야

숨 쉬는 매 순간마다 네가 보인다

왜 기억은 더 선명해지고

그리움은 깊어만 갈까

 

너한테 받은 무한한 사랑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아팠던 너를 좀 더 보듬어주지 못 한

죄책감 때문일까


네가 떠난 지 4개월...

평생 널 그리워하며 아파하다 죽을 것 같다

너는 나의 벗이었고 자식이었으며 가족이었다.

먼 훗 날 너를 보러 가는 길이

내 사후 소원이라 말하고 싶다


너와 구름을 타고 산책을 다니며

네가 좋아하던 꽃밭을 찾아다니고

더 이상 떨어져 있지 않아도 될 테니

지금 이런 슬픔과 아픔에 갇혀있지 않아도 되겠지


그때까지 밝은 빛을 따라 가

다롱이도 만나서 원 없이 산책 다니고 있어

보고 싶다, 내 강아지...

사랑해, 뽀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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