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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민 Jan 17. 2017

후회

어느 할아버지의 이야기



있을 땐 모른다.

곁을 떠나고 없을 때

그제서야 깨닫는다.

모든 것이 후회스럽다고.


사진 속 얼굴을 어루만지며

전해지지 않을 안부를 괜시리 묻곤

사랑했다고 말해보고

미안했다고 말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한 눈에 들어오는

정지된 미소 뿐.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줄 알았는데

하나 둘 새록새록 기억이 나면서

오히려 더 선명해지기만 한다.


못 해줬던 것만 떠오르고

아프게 했던 것만 떠오르고

상처입은 모습만 떠오르고

그렇게 해서라도

고왔던 얼굴 한 번 더 떠올려 보고.


쓸데 없는 후회라도

뒤늦은 추억새기로 또 하루를 견디고

언젠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렇게 별 의미 없는 오늘을 보낸다.


주어진 삶을

후회로 살다

곁에 가는 날

비로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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