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이민 Aug 10. 2017

운동 예찬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이유


 요즘 나의 일주일은 금새 지나가버린다. 그렇게 일주일이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두 달이 된다. 시간이 참 빨리도 흘러가는 것 같다, 무탈하게.


 월, 수, 금요일은 요가를 다니고 화, 목요일은 필라테스를 하러 간다. 주 5일 운동을 다니다 보니 하루가 눈 깜짝 할 사이에 다 가버린다. 몸을 한시라도 가만두지 않게 스케쥴을 잡아버리니 잡념이 쌓일 틈이 없어졌다. 일부러 이렇게 일정을 잡은 것이다, 내 성격을 알기 때문에.


 때론 멍 때릴 시간이 필요하지만, 커피 마실 정도의 여유면 충분하다. 그 이상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우울감에 휩싸이게 된다. 육아 현실을 부정하고 싶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을 돌아보며 스트레스만 받고, 그러다가 결국에 나는 하등에 쓸모없는 인간이라며 자괴감을 키우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을 타파하기 위해서 몸을 매일 쓸 수 있도록 운동시간을 늘렸다.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이 운동인 셈이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난 후 바로 요가 수업을 받으러 간다. 호흡법부터 힐링이 되는 시간이다. 이 무더위에 땀은 비오듯 쏟아지지만 마음만큼은 한결 가뿐해진다. 마음의 안정이 절로 취해지는 느낌이랄까. 이래서 사람들이 운동을 찾아서 하는구나, 하며 새삼 또 깨닫고 내 몸의 움직임과 호흡에만 집중하게 된다. 몸을 들어 올려서 버텨야 하는 동작들이 많은 요가를 배우다보니 저절로 식욕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내 몸이 무거운데 어찌 동작들이 익숙해질 수 있을까 싶어서.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허리통증과 만성두통, 극심했던 변비가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통 예방약까지 큰 병원에서 매달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엄청난 성과다. 한 달 가까이 약을 끊었으며 변비 또한 많이 좋아졌다. 이 정도면 몸을 움직여야만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돈을 주고서라도 운동을 다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의지박약이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의지박약형들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운동을 코칭해 줄 곳을 찾아 다녀야한다. 내 자신만 믿고 있다가 홈 트레이닝은 커녕 매트만 펴놓고 누워서 티비를 보다 세끼 꼬박 챙겨먹게 되기 때문에 집 앞 가까운 센터를 다니길 추천한다.


 운동을 하다 보니 집안일에도 빠릿해졌다. 빨래를 돌리고, 어제 널어두었던 것들을 개키고,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바닥청소를 하는 속도가 엄청 빨라진다. 이미 몸 전체가 땀으로 범벅이 됐기 때문에 다 해놓고 샤워를 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다. 또 몸을 다 움직인 후 샤워를 하고 나서의 개운함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감을 안겨주기 때문에 점점 중독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벌써 아이 하원 시간이 다가오고, 아이에게도 한결 더 부드러운 태도로 다가가게 된다. 온전한 내 시간을,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서 에너지가 충전 되었으니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눈길도 한결 따뜻해진다. 스스로 가족들에게 짜증도 덜 내고 욱 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금새 가라앉히게 된다.


 이 몸뚱아리 하나 쓴다고 닳을 일은 없을 것이다.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해가 될 일도 없을 것이고. 제발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나의 이 마인드가 평생 지속되길 바랄 뿐이다, 내 가정의 평화와 나의 심신 건강을 위하여.


 

매거진의 이전글 내 남편이 사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