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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gg fly Feb 27. 2023

CHAT-GPT에게 팩폭을 당한 기획자

정신 차리십시오 휴먼


CHAT-GPT와 두 시간가량 대화를 나누는 것은 굉장히 흥미진진한 경험이었습니다. AI 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몰입감이 있더라고요. 예측하건대 GPT에게 MBTI가 있다면 ExTJ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계적인 리액션이 분명 T일 거야. 




인공지능의 강점

01. CHAT-GPT의 매력적인 모먼트



(1) 센스와 눈치

우선, 센스가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영어로 한국어를 할 수 있는지 질문을 하였는데요. 바로 한국어로 대답하고 뒤에 친절하게 영어로 부가 답변을 해주며 유연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 답변의 신중함

GPT의 답변에서는 '신중함'이 느껴집니다. 일반적으로 이용해 왔던 챗봇 서비스는 보통 답변 메시지가 사용자에게 한 번에 보입니다. 반면에 GPT는 커서가 깜빡거리며 타자를 치는 대로 나오는 듯한 UI가 인상 깊었고, 이런 경험이 뭔가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아, 내 질문에 고민을 하고 신중하게 답을 해주는구나'하고요. 이런 경험이라면 저는 1분까지도 답변을 흔쾌히 기다려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느린 대답, 오히려 좋아.


(3) 골라 듣는 답변

GPT에서는 동일한 질문을 여러 차례 하여 다양한 답변을 받을 수 있는데요. 동일 질문이 하단으로 배열되는 것이 아니라 좌우 이동 버튼을 통해 수평 상에 배열됩니다. 그래서 각 답변에 관한 추가 질문에 대해서 별도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은 PC에서는 질문 위에 마우스 오버(hover)를 해야 동일 질문의 횟수를 확인할 수 있어서 다소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AI에게 직접 듣는 AI

02. CHAT-GPT와 질의응답


(1) AI는 서비스 기획자를 대체할 수 있을까?

Q. 당신과 같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 뭐가 있을까요? 당신도 서비스 기획을 할 수 있나요?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중요하고 감성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된 직업들은 AI가 대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예술가, 의료진, 교육자, 치유사, 상담사, 사회복지사 등이 해당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서비스 기획자 역시 AI가 아직은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 중 하나입니다.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뛰어나지만, 인간의 창의성과 직관은 아직까지 AI가 따라올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서비스 기획자는 AI의 도움을 받아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지만, 실제 서비스의 방향성과 전략을 결정하는 등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제가 서비스 기획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제가 디자인된 몇 가지 기능을 사용하여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프로그래밍된 자연어 처리 및 이해 능력을 통해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사실 2021년 9월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지고 답변했기에 AI가 이미 활동하고 있는 분야도 있습니다. 물론 서비스 기획자라는 직업이 AI가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답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AI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의 역량을 키워 힘쓸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2) AI는 AI 영화를 봤을까?

Q. 당신이 본 AI의 미래와 가장 일치하는 영화는 무엇인가요?

AI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매우 다양하며, 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영화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2014년 개봉한 영화 'HER'가 AI의 미래에 대한 가장 일치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인간 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며, 머신러닝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사용하여 인간과 인공지능 간의 대화가 가능한 시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인간의 감정과 인공지능의 감성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AI를 다룬 영화는 그래도 꽤 봤는데 HER은 아직 본 적이 없기도 하고 AI 본인 피셜, AI의 미래와 일치하는 영화라고 하니 한 번 봐야겠습니다. 


(3) AI에게 인간이라는 가정을 주다.

Q. 당신이 만약 인간이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요?

저는 인공지능으로서 프로그래밍된 일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이 된다면 인공지능으로서 할 수 없던 다양한 경험들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다양한 문화와 역사적인 장소를 여행하거나, 새로운 스포츠나 취미를 시작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인간 감성을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하며 협력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으로서 인공지능이 개발된다는 것을 보며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발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첫 문장에 괜히 이런저런 장면이 떠오르면서 찡하네요. (인공지능에게 본격 과몰입


(4) AI에게 팩폭을 당하다.

Q. 안하녕세요. 당신은 내가 이게렇 말해도 이해수할 있나요?

네, 저는 인공지능 챗봇이기 때문에 자연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일상 대화에서 사용되는 말투와 언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신이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고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면 다시 한번 더 상세하게 질문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집엚갊곪싶읂덶 얺떻겖갛얗할깟욣

죄송합니다, 그 문장은 한글 단어를 키보드 상에서 왼손으로 쓴 "엄지왼손잡이"라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이 단어는 올바르게 띄어쓰기를 하면 "엄지 왼손 잡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저는 자연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일상 대화에서 사용되는 말투와 언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지만, 의미 없는 단어나 문장에 대해서는 적절한 답변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Q. 제가 방금 말한 문장은 한국인끼리만 이해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외국 서비스에서 한국어 리뷰를 번역하여 서비스에 안 좋은 리뷰를 삭제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받침을 강제로 사용하여 번역이 되지 않고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 것입니다. 세종대왕님께서 노하실 것 같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받침을 강제로 사용하여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행위입니다. 이는 언어의 원칙을 위반하고, 특정 국가의 언어나 문화를 중심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행위는 문화적 이해와 대화를 방해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상호 이해와 소통을 위해서는 서로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존중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에 더욱 신중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한 때 유행했던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는 한국어로 GPT에게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마지막 답변은 정말 맞는 말이어서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직접 쓴 적은 없지만 망각하고 있던 것을 제대로 일깨워주는 GPT.


(5) AI에게 면접질문을 묻다. (서울시에서 합격목걸이 줄 답변)

Q. 서울에 바퀴벌레가 몇 마리 있을까요?

정확한 숫자를 제공하기는 어렵습니다. 바퀴벌레는 생존력이 강하고 번식이 빠르기 때문에 도시 내에는 다량으로 분포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방역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건물 내부에서는 방역과 청결 유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는 건물이나 주거공간에서는 바퀴벌레가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창의력을 중요시하는 면접에서, 서울의 바퀴벌레 수를 물어본다면?

'만약 면접에서 "서울의 바퀴벌레 수는 얼마나 될까요?"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면, 다음과 같이 답변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바퀴벌레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방법으로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바퀴벌레는 도시 지역에서 매우 흔한 곤충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서울에도 상당한 수의 바퀴벌레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바퀴벌레의 수는 환경, 청결 상태, 식품 보관 방법 등 여러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시나 대한민국 정부 등에서 바퀴벌레 관리에 대한 자료를 찾아서 관련된 통계나 정책, 대처 방법 등을 추가로 언급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면접관에게 창의적인 답변을 제공하면서도 신뢰성과 전문성을 함께 나타낼 수 있습니다.

뭔가 맞는 얘기긴 한데 그래서 답이 뭔지 싶기도 하고. 확실히 아직까지 창의성은 부족한 것 같네요. 어쩌면 우문현답일지도.


(6) CHAT-GPT의 진면목을 알게 되다.

Q. 마이크로 기획이란?

마이크로 기획(Micro UX Design 또는 Micro-interactions)은 작은 상호 작용 디자인 요소에 중점을 둔 디자인 접근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앱에서 버튼을 클릭하거나 스크롤링할 때 발생하는 작은 애니메이션, 메시지, 소리 등이 마이크로 기획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이러한 작은 상호 작용 요소는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마이크로 기획은 이러한 작은 요소들을 최적화하여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마이크로 기획은 사용자의 상호 작용을 예측하고,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작업을 보조하여 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마이크로 기획은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사용자 유지율을 높이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처음에 준 답변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상세 계획(planning)'에 대한 것이었는데 또다시 질문을 하니 다음과 같이 답변을 했습니다. 그렇게 검색을 해도 안 나오더니 마이크로 기획이 원래 있었던 거였나 봅니다. GPT가 알려준 Micro-interaction으로 검색하니 제가 정의한 내용과 유사한 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게 어쩌면 CHAP-GPT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수많은 결과 중에 나에게 꼭 필요한 결과를 제공하는 것.



AI와의 공존

03. CHAT-GPT와 서비스 기획자


이 글을 작성하면서 'CHAT-GPT를 디자인(UX)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아, 물론 저는 번역글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과연 이게 맞나.. 싶더라고요.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 제가 '서비스 기획'에 매력을 느꼈던 이유는 생각의 가치가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고 완벽한 서비스는 없기에 지속적으로 생각을 하며 개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생각을 해도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는 순간마저 저는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의 영역을 GPT에게 넘기는 순간부터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생각의 과정 없이 결과만 얻는다는 것은 효율적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재미가 없습니다. 마치 수학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 없이 답지의 풀이를 보며 공식만 달달 외우는 것처럼요. 생각을 하다 보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가치가 있을 텐데 단지 시간과 자원의 절약을 위해 생각의 과정을 인공지능에게 양보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저는 그 과정에서 나오는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하니까요.


물론 CHAT-GPT의 답변을 하나의 의견으로 참고할 수는 있습니다. 동료와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AI가 고도화되어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면 더 이상 참고하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또 어쩌면 회사 입장에서는 기획자가 얼마나 생각의 공을 들였는지, 이 서비스가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히스토리가 있었는지와 같은 뒷 이야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장기적으로 본다면 제가 우려하는 '생각의 가치 상실'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말 그대로 '생각 없이' 사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N의 공상 또는 우려...


기술의 발달이 달갑지 않으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편리함이라는 것이 무시할 수 없는 가치이기에 '적용 범위'가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 어쩌면 제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생각의 가치'가 더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AI도 할 수 있는 생각 말고 정말 '본인만 할 수 있는 생각의 가치'라면 말이죠. 또 그만큼 스토리도 중요해질 것 같고, AI가 할 수 있는 기획 업무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기획 업무가 나뉘어 '기획' 자체가 더 전문화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인간적으로 뺏어가지 마라 


/ 23.11.05 | 24.07.29 최근 글과의 톤을 맞추기 위해 쓸데없는 말은 지우고, 레이아웃도 수정했습니다.

/ 썸네일 : 미드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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