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의 얼굴은 아니더라도 몸매는 가질 수 있잖아?

단순한 질문의 위력

by 권민창

프랑스의 비행사이자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가 단순함에 대해 남긴 명언이 있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미국의 저비용 항공사이다. 전체 항공 사업이 적자를 면치 못할 때, 사우트 웨스트는 25년 동안 줄곧 흑자를 기록해왔다. 사우스웨스트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정말로 많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꼽자면, 비용절감에 대한 끈질긴 집착이다. 그리고 회사는 이를 위해 마케터부터 수하물 담당자에 이르기까지 수천 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만들어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에서 이러한 사고방식이 가능했던 이유는 오너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허브 갤러허(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최장 재직 CEO)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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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성공한 비결을 말해줄까요?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입니다. 이 점만 명심하면 어떤 결정이든 내릴 수 있을 겁니다. 예를 하나 들어줄게요. 마케팅 부서의 트레이시가 당신을 찾아왔습니다. 그녀가 말하길, 고객들에게 설무조사를 했더니 휴스턴발 라스베이거스행 여객기 승객들이 비행 중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겁니다. 그때까지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간식거리는 땅콩뿐이었는데 트레이시는 맛있는 치킨시저샐러드를 메뉴에 포함시키면 승객들이 좋아할 거라고 해요. 그 때 당신은 뭐라고 대답하겠습니까?’ 질문을 받은 사람이 잠시 머뭇거리자 켈러허가 말했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트레이시, 치킨시저샐러드를 추가해도 우리 회사가 가장 저렴한 항공사로 남을 수 있을까?’


오너로서 켈러허의 의도는 명백했다. ‘우리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다.’

이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지만 지난 몇십년간 놀랍도록 효과적이고 유용한 방식으로 사우스웨스트 직원들을 이끌어왔다. 1996년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직원채용 광고를 냈을 때 5,444개의 일자리에 자그마치 12만 4,000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이처럼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훌륭하게 설계된 단순한 메시지는 사람들의 행동을 결정짓는 데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켈러허에게는 많은 질문이 필요하지 않았다. 단지, ‘우리가 가장 저렴한 항공사로 남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단순한 질문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단순한 질문이 왜 중요한지 과학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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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검색창에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이라고 입력하면 여러 명의 남녀가 농구를 하는 영상이 나온다. 이 영상에서는 실험을 시작하기 전 ‘흰옷 입은 여성은 패스를 몇 번 할까요?’라고 묻는다. 답은 이 비디오 후반에 나온다. 혹시 영상을 볼 수 있다면 책읽기를 멈추고 영상을 보기를 권한다.


이 실험은 1999년에 소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래서 이 비디오 영상을 이미 접해본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유튜브 영상을 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이 비디오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리고자 한다.

이 비디오에는 공을 주고받는 두 팀(흰색 유니폼과 검은색 유니폼의 여자)이 나온다. 비디오를 끝까지 보면 ‘정답은 총 16회’라는 자막이 나온다. 그리고 그 직후 화면에 ‘그런데 고릴라는 보셨는지요?’라는 질문이 뜬다.


깜짝 놀란 채로 영상을 보면, 중간에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화면 오른쪽에서 들어와 이런저런 포즈나 동작을 취하고는 화면 왼쪽으로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마도 대다수 사람이 처음엔 이 고릴라의 존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질문’이다.


이 실험에서는 처음에 ‘흰옷 입은 여성은 패스를 몇 번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흰옷 입은 여성’만을 의식하도록 만든 것이다. 하버드 대학 시절에 이 실험을 했던 뉴욕 유니온칼리지의 크리스토퍼 차브리스 교수와 일리노이 대학의 대니얼 사이먼스 교수에 의하면, 실험 대상자와 장소가 바뀌어도 약 50%의 사람들이 고릴라의 존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한다고 한다. 두 교수는 말한다. ‘고릴라가 보이지 않는 것은 시력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의 어느 일부나 요소에 주의를 집중시킬 때 인간은 다른 부분을 잘 보지 못한다. 즉, 피험자는 공이 몇 번 패스되는지를 세는 데 열중해 고릴라가 눈앞을 오가도 잘 모르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무언가에 의식을 집중하면 그것에만 열중하는 특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 비디오를 보는 이들에게 최초의 질문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본다면? ‘공을 던진 사람은 모두 몇 명인가?’ ‘공을 던지지 않은 사람은 몇 명인가?’ 아마도 모두가 고릴라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것이다.

이렇듯 사람의 의식은 질문이 무엇이냐에 따라 컨트롤이 가능하고, 우리의 뇌는 우리가 하는 질문들에 집중하고 움직인다.

‘어떻게 하면 가장 저렴한 항공사로 남을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의 답에만 집중한 허브 갤러허.

그랬기에 그 질문과는 상관없는 ‘움직이는 고릴라’를 신경 쓰지 않았고, 자신이 원하던 ‘저가형 항공사’의 이미지와 사고방식을 만들 수 있었다. 우리의 삶에도 한 번 적용해보자. 최근에 살이 쪘다면, ‘다이어트 해볼까?’라는 질문보다는, ‘어떻게 하면 박서준 같은 몸매를 만들 수 있을까?’ ‘3개월 동안 8kg를 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라는 단순하지만 구체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전자의 질문은 너무 거시적이다. 반면 후자의 질문은 구체적이다. 박서준의 식단과 운동 방법을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할 것이고, 몇 개월간 꾸준히 노력한다면 박서준의 얼굴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몸매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웃음)

복잡한 상황으로 고민하고 있는가? 그

렇다면 다른 변수를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단순하게 생각하고 질문에만 집중해보자.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이 갖고 있는 고민들이 해결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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