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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May 20. 2018

답은 없는데 답이 있는 것.

답은 없는데 암묵적으로 답이 정해진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물이 반 밖에 남지 않았다가 아니라 물이 반이나 남았네 라고 말해야 긍정적인 사람인거고,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가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는 아이보다 훨씬 더 바른 아이인 거고, 내향적인 성격을 존중한다지만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일련의 상황들.

바꿔 말하면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모든 상황에 쓸데없이 낙관적일 수도 있고,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있을 지도,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는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 생각 없는 아이일 수도 있는 거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하는 아이는 진취적인 인생을 사는 걸지도,

외향적인 성격은 다수의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내향적인 성격은 소수의 사람과 깊은 관계를 형성할지도,

명언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고 해서 굳이 나까지 공감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게 다음부턴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얘기해야겠다. 긍정적으로 살아야지.’

‘부모님 말 잘 들어야 좋은 직장 취직하겠지.’

‘난 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쉽게 말을 못 걸까? 진짜 힘들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어 자기 자신을 잃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참 슬플 거 같다.

나답게 사는 게 가장 행복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이것도 암묵적으로 답이 정해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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