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시작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음 좋겠어요.

3초의 법칙

by 권민창

3초의 법칙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사랑에 빠지는 시간이 3초라는 건데요, '너의 결혼식'에 나오는 김영광이 박보영을 보고 혼자 읊조리는 독백입니다.
사실 박보영 정도면 3초가 아니라 0.3초컷일거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굳이 묻지 않아도 지금 옆에 있는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그런 사람들이었겠죠.(설령 아니라 해도 그렇게 답하는 게 서로의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이 3초의 법칙은 사실 보여지는 면이 전부입니다. 예를 들면 환하게 웃는데 이쁠 때, 일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쁠 때,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이쁠 때, 찡그리며 머리를 묶는 데 이쁠 때입니다.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이쁠 때를 잘생길 때로 바꿔주시면 됩니다.

외모가 뛰어난 상대방에게 반하는 것은 본능입니다.
그렇기에 저도 이 3초의 법칙에 의거해 이성을 만났던 적이 있었구요.
'이 사람을 내 여자친구로 만들고 싶다.'라는 본능에 의거해 불도저처럼 밀어붙여, 대차게 까이거나 부끄러운 경험들도 많이 했지만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에 한 달 정도는 참 행복한데 그 한 달이 지나고 힘들거나 지치는 경우가 많았던 거 같습니다.
그런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이성을 보는 기준에서도 약간의 여유를 갖게 된 것 같아요.

여행 좋아하시나요? 저도 가끔씩 하는 여행은 참 좋아합니다. 낯선 곳에 가서 낯선 풍경,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
잠자리가 불편하더라도 그것조차 여행의 묘미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몸이 찌뿌둥하고, 갖고 온 옷에서도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잠자리도 불편해지더라고요. 집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집에 가서 밀린 빨래를 돌리고 씻고 침대에 누워있으면 참 행복합니다.
다이나믹하지는 않지만 익숙하고 편안해요.

우스갯소리지만, 남자들의 이상형은 '처음 보는 여자'라고들 합니다. 그만큼 새로움을 좋아한다는 말이겠죠.
저도 가끔씩 카페에 앉아있다보면 계속 눈길이 갈 정도로 아름다운 사람이나, 어떤 모임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인연을 만들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이성이 있습니다.
여행을 하고 싶어지는거죠.
예전 같았으면 앞뒤 생각하지 않고 일단 들이대고 봤을테지만, 외모만 봤다가 끝이 안 좋게 끝난 경험들을 통해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 노력합니다.
'먼저 대화를 나눠보고, 그 사람이 하는 행동들을 천천히 보자.'
이를테면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하는 행동이나 자주 쓰는 단어들이 긍정적인지, 그리고 인생을 대하는 태도나 가치관의 진중함같은 것들이 되겠죠.
대화를 했을 때면 그 사람의 생각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으니까요.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본능에 몸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편입니다.
3초 만에 반하더라도, 3주를 꾸준히 지켜 보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은 대개 저에게 집 같은 편안함을 줬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가끔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가지고 있더라고요.
서로에게 플러스가 되는 건강한 만남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설령 헤어지더라도 저주를 퍼붓고 악담을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너 덕분에 나도 참 많이 변할 수 있었다고 얘기하며 그 사람의 앞날을 축복해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이요.

주변에 3초의 본능에 이끌리는 친구들이 SOS를 요청할 때면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가볍게 시작하는 건 너의 선택이지만, 그 선택에 따른 책임도 니가 지는 거야. 그러니 일단 만나보되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구요.

여러분이 함께 있을 때 설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집 같은 사람을 만나시길, 그리고 이미 연애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여러분 옆에 함께 하는 분이 그런 사람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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