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이 먹는 것처럼.
‘야, 민창아. 여기 진짜 괜찮아. 무엇보다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3주전쯤, 원주 우산동에서 사진관을 하는 철희형과 만나서 저녁을 뭘 먹을지에 대해 얘기했었습니다.
철희형의 추천은 사진관 근처 6천원짜리 백반집이었는데요,
사실 철희형은 3시쯤 거기서 밥을 먹었답니다.
그래서 밥을 안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뭔가 뻘쭘하다고.
‘그럼 먼저 물어보자, 형. 안 되면 나 카페에서 빵 먹어도 돼.’
2명이 들어가서 1명만 시키면 안 좋아하는 곳도 있어서 사장님께 먼저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은 활짝 웃으시며 ‘그럼요. 그럼요. 어서 앉으세요. 밥 차려드릴게.’
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한 6천원짜리 백반이 아니었습니다. 제육볶음에 된장찌개에 반찬도 8첩은 되는 거 같았어요. ‘학생들, 모자라면 얘기해요. 맛있게 먹어요.’ 웃으며 얘기하는 사장님.
이러면 왠지 죄송해서 반찬 리필을 잘 안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딱 3번만 했습니다..
근데 그런 친구들 있죠? ‘야, 라면 먹을래?’하면 ‘아니, 난 됐어.’해서 적당히 끓이면,
꼭 ‘나, 한 젓가락만.’하는 친구들.
철희형이 제가 먹는 걸 보더니 갑자기 배가 고파졌나봅니다. 사장님한테 밥 한 공기만 더 달라고 하더라고요.
사장님은 밥 한 공기를 선뜻 내어주셨고, 철희형은 사장님께 죄송해서
‘제육은 안 주셔도 돼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여긴 6천원 백반인데 제육볶음까지 나옵니다.)
그렇게 맛있게 다 먹고 계산을 할 때 제가 철희형한테 말했습니다.
‘형, 혹시 현금 있어? 여긴 진짜 이렇게 먹고 카드로 계산하기가 죄송하네. 내가 커피 살게.’
그렇게 철희형이 12,000원을 들고 사장님께 갑니다.
그러자 사장님이 갑자기 돌변하십니다.
‘아니, 학생들! 6천원 짜리 밥 먹고 왜 만 이천원 내요! 안 돼요 안 돼. 이건 제가 못 받아요.’
그러니까, 사장님은 백반 1인분을 차려주시고 공깃밥은 서비스로 주신 겁니다.
순간 걱정도 되더라고요. 이렇게 하셔서 남는 게 있으실까..
그렇게 착한(?) 실랑이 끝에, 다음에 올 때 더 맛있게 해달라는 걸로 마무리하고 사장님 손에 만 이천원을 쥐어드렸습니다.
끝까지 ‘제대로 못해드렸는데.. 다음에 꼭 와요. 그 땐 정말 잘 해드릴게요!’ 라고 아쉬운 표정을 보이는 사장님.
‘형, 근데 저 사장님 진짜 정직하신 거 같아.’
‘그치? 이윤도 크지 않으실 텐데, 정말 올바른 마인드를 갖고 일하시는 거 같아.’
그 사장님은 아마도 단순히 밥을 제공하고, 6천원을 받는다는 느낌보다,
‘내 아들, 내 가족이 맛있게 먹을 수 있고, 그로 인해 그들이 든든하고 보람찬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그걸로 행복하다.’라는 마음이실 거예요.
그랬기에 표정이 너무나도 밝으셨고, 행복해보이셨던 거 같아요.
저도 누군가에게 우산동 밥집 사장님처럼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하루였었습니다.
- 권민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