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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Feb 18. 2020

불판 갈아주는 게 그렇게 힘든가요?

기분 안 좋으신 일 있으신가요?


예전에 독서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고기를 먹은 적이 있습니다.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고, 오랜만에  자리라 분위기는 정말 화기애애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삼겹살을 4인분 시키고 양념 갈비를  4인분 시킨 , 삼겹살이  나은  같아서 삼겹살을 추가 주문을 하자 사장님이 '그럴 거면 처음부터 삼겹살을 먹을만큼 시키고 나중에 갈비를 시키지.'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저희에게 불평을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삼겹살을 굽는 판과 양념갈비를 굽는 판이 달랐고, 그걸 바꿔주는  번거로우셨나봅니다.

당황한 저는 '?'라고 반문했고, 사장님은 '아니, 삼겹살 먹을만큼 먹고 갈비 시키면 됐잖아.'라고 다시 얘기하셨어요. 아무리 귀찮아도 그렇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진상짓을  것도 아니고 식당에 해가 되는 행동을  것도 아니었으니까 말이죠.

슬슬 짜증이 치밀어오르면서 어떻게  아주머니를 말로 골탕먹여주지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사과를 받는  당연하되, 면박까지 주고 싶었습니다.
그때 A라는 형이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사장님께 부드럽게 물어보셨어요. '사장님, 혹시 오늘 기분  좋으신  있으신가요?'
그런데  말이 사장님을 당황시켰던  같아요.
갑자기 사장님이 '아니, 기분  좋은  없는데?' 라고 얘기하시며 허둥지둥 불판을 갈아주시더니 나중엔 서비스라고 이것저것  챙겨주시더라고요.
자기 자신의 감정을 마주할  밖에 없는 질문을 받으니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가 됐던  같아요.

A라는 형은 제가 4년전 원주에서 독서모임을 운영할 때부터  힘이 되었던 형입니다. 항상 웃는 얼굴로 부드럽게 사람들을 대했고, 그런  형을 좋아하고 따르는 동생들도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상황에서 제가  사장님을 면박 준다고 한들,
 기분은 나아졌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서로에게 비수를 꽂는 말을 하며 서로가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에서 흥분해 그런 극단적인 방식을 취하려했던 저에게  형은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구체적인 실체를 보여줬던  같아요.

무작정 화를 내는 것도,  무작정 참는 것도 우리의 감정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같습니다. 그럴  잠시 멈춰서 상대방의 감정을 돌아보고, 그에 따른 대처를 여유 있게 해보면 어떨까요? 저도 주변의 좋은 사람들 덕분에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들을 터득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그런 현명함을 선물해주는 사람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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