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 없는 게 어디있냐. 쓸데 없다고 생각하니까 쓸데가 없는거지.
친한 형님과 식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그 때 아들에게 전화가 왔고,
얘기를 좀 하다 그 형은 웃으며 '그래요. 말해줘서 고마워요.'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아들에게 존대말을 하는 게 신기해서 '형, 무슨 일이에요?'라고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형이 웃으며, '아, 5900원짜리 게임 아이템 하나 사도 되냐고 전화 왔더라구.'라고 하셨어요.
저는 조금 의아했습니다. 보통 게임 아이템을 산다고 하면, 게임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드는데 게임에 쓸 데 없는 돈까지 투자하냐고 다그치는 게 일반적인 부모라고 생각했거든요.
제 눈빛을 읽었는지 그 형이 이렇게 얘기하셨어요.
'그래도 거짓말 안하고 이렇게 얘기해주는게 얼마나 고맙냐. 나는 그리고 집에 가서 꼭 물어봐. 5900원 아이템 사서 어떤 게 좋았어요? 사기 전이랑 후랑 뭐가 달랐어요? 그럼 애가 신나게 막 얘기를 해. 그럼 또 애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문화를 갖고 있는지 들을 수 있고 대화도 많이 할 수 있잖아. 얼마나 좋아. 쓸 데 없는 게 어디있냐. 쓸 데 없다고 생각하니까 쓸 데가 없는거지.'
그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은연중에 내가 살아온 세월을 토대로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지는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양성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태도를 가졌을 때 상대방도 나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