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커피와 좋은 사람들.
지인 두 명과 함께 컨셉이 독특한 카페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주문을 하려 하는데 어떤 걸 마셔야 될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주문을 받으시는 분이 씩씩하게 '혹시 메뉴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제가 추천을 한 번 해 드려도 괜찮으실까요?'라고 저희에게 물어보셨습니다.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씀드리니 '저희 가게는 이 커피가 정말 맛있습니다. 후회 안 하실 겁니다.'라고 웃으며 제안하시더군요. 추천을 받아 주문한 커피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때 지인들 중 한 명이 저분이 사장님인지 아르바이트생인지 궁금하다고, 물어봐야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왜냐면 그분의 보이는 모습은 많아봤자 20대 중반이었거든요.
저도 내심 궁금했지만, 왠지 대놓고 '사장님이세요?'라고 물었다가 아르바이트생이면 '내가 괜히 메뉴 추천을 해서 불편하셨나. 왜 사장님을 찾지.'라고 걱정할까 봐 지인에게 그냥 안 묻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습니다.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거 같다고요.
그때 다른 지인이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추천해주신 커피가 너무 맛있는데 혹시 직접 메뉴를 개발하신 건가요?라고 물으면 좋을 거 같아. 아르바이트생이라면 아니요. 사장님이 개발하셨습니다라고 하실 거고, 사장님이라면 네, 제가 직접 했습니다라고 말씀하시겠지.'
궁금한 걸 참냐, 안 참냐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답을 간접적으로 얻는 지인의 현명함에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런 센스가 아무렇지도 않은 사소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작은 사소함에서 그 사람의 배려심과 인격을 느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저도 누군가에게 작은 배려를 베풀며 따뜻함을 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