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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Apr 17. 2020

우리의 삶에도 여유가 필요해요.

봉태규를 보며 느낀 점

전지적 참견 시점이라는 프로를 보는데 봉태규님이 본인의 아내인 사진작가 하시시박님과 함께 출연하시더군요. 서로가 죽고 못 사는 느낌이라 보며 참 흐뭇했습니다. 제가 인상 깊은 장면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봉태규가 4살짜리 아역배우 서진이와 함께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진이가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촬영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5분전까지만 하더라도 까르르 웃고 적극적으로 촬영을 하더니, 갑자기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소파에 아무 말 없이 엎드려 있던 겁니다.


어르고 달래 봐도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방법이 없어보였어요. 그 때 봉태규가 ‘혹시 촬영시간이 여유가 있나요?’라고 제작진에게 물어봤습니다. 여유가 있다는 말을 듣자, ‘그럼 기다려줘야겠네요.’라고 하고 아무 말 없이 웃으며 서진이를 쓰다듬어줬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서진이의 기분이 조금은 나아진 듯 보였습니다. 그 때 봉태규의 아내 하시시박이 ‘물 마시고 싶어?’라고 물어보자 서진이가 웃으며 ‘응’이라고 대답하더군요. 물을 마신 후 서진이는 거짓말처럼 재기발랄한 서진이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촬영은 성공적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많은 걸 느꼈습니다. 예전에 저는 항상 무언가가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원인을 빨리 파악하고 해결하려고만 했었습니다. 글이 안 써지면, 억지로라도 스트레스를 받으며 책상 앞에 앉아서 글을 뽑아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로 쓴 글들은 제 마음에도 들지 않았을 뿐더러 사람들에게 공감을 자아내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급하다보니 글을 업로드하는데 급급했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태도를 고치기 위해 글이 잘 안 나오면 집 근처를 산책하며 전혀 다른 생각들을 했습니다. 하늘도 보고, 길가에 핀 꽃도 보고, 여유롭게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고, 그 여유는 자연스레 공감되는 글을 쓰게 도와줬습니다.


인간관계도, 우리의 삶에도 잠시 멈추고 여유를 갖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끓지 않는 부대찌개에는 억지로 양념을 푼다고 양념이 배지 않습니다. 하지만, 끓으면 우리가 양념을 풀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양념이 배게 되죠.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스트레스 받는 것이 있다면 그 생각에 너무 매몰되지 말고 스스로에게 여유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여유를 갖고 전혀 다른 무언가를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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