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심과 진심
살다보면 매사에 힘을 주고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지지 않으려고,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상대방에게 나의 강함을 드러내며,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우월감을 느낍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고 불편해집니다.
반면에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지는 것과 이기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함께 있는 사람들을 소중하고 편안하게 대해줘야 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게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존심이란 상대방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몇 겹의 갑옷으로 치장하는 것입니다. 이기기 위해, 상대방보다 우월하기 위해 다양한 매개체로 ‘내가 너보다 위야.’라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인지시킵니다.
반면에 자존감이란 승패의 개념이 아니라 협동의 개념입니다. 스스로가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나보다 잘하는 부분이 있으면 진심으로 박수쳐주고 상대방을 인정해줍니다. 우월함을 비교하며 틀리다, 맞다를 단정 짓지 않고 각자 재능의 영역의 차이를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그렇기에 참 여유 넘치고 편해 보이며 무엇보다 단단합니다. 상대방에게 ‘내가 너보다 우월해!’ 라는 걸 입증하지 않습니다. 알아주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스스로가 본인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과의 만남은 항상 기대되고, 즐겁습니다. 서로를 존중하니 만남에 긴장하고 힘을 줄 필요도 없고,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남에게 의존하지 않되, 서로 공존합니다. 감탄보다는 감동을 줍니다. 흑심을 품고 접근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진심을 꺼내 보여줍니다. 그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