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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May 20. 2020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

편하다고 다 사랑이 아니에요.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


최근에 유튜브 촬영 건으로 아는 대표님과 함께 스튜디오에 방문했습니다.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인상 좋은 분이 반갑게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대표님 회사의 영상팀 소속이신가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촬영을 위해 자리에 앉자 그 분은 굉장히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셨습니다. ‘대표님, 조명을 약간만 더 낮춰볼까요?’

‘약간만 더 뒤로 가보실래요? 그게 더 세련되게 나오는 거 같아요.’

‘작가님, 혹시 방송하시다 시장하실 수도 있으니 견과류 여기 챙겨드리겠습니다.’ 


방송 세팅이 되고 나서, 시작 전에 대표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저 분, 영상 관련된 일하시는 거 같은데 정말 주도적으로 잘 하시는 거 같습니다.’라고 하니 대표님이 웃으며 말씀하시더군요. ‘아, 제 남편인데 저희 회사 이사님이십니다. 함께 일하고 있어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프로페셔널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보다 너무 케미가 잘 맞아서, 방송이 조금 늦어졌고 막차가 끊긴 시간이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적극적으로 잘 챙겨주셨던 이사님께서 ‘작가님, 저희도 어차피 집 근처 나가서 간단히 술 한잔 하려 했는데 괜찮으시면 저희 나가는 길에 태워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차 안에서도 두 분은 서로 프로페셔널하게 이사님, 대표님이라고 하시면서 방송에 대한 피드백을 나눴습니다. 이런 부분이 좋았다, 이런 부분은 다음에 좀 더 개선하면 좋을 거 같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렇게 프로페셔널하게 말씀하시면서도 말투에 서로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나서 듣는 제가 흐뭇했습니다. 


‘두 분 너무 보기 좋으세요.’ 제가 웃으며 이렇게 말씀드리자, 두 분 다 멋쩍게 웃으시며 대표님 덕분에, 이사님 덕분에 좋은 분들도 만나고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우리가 부부다라고 티내지 않아도, 누가 봐도 참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부부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있는 시간이 참 편하고 좋았어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밤 되세요.’

차에서 내리는 저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두 분의 모습에 그 날의 피로가 씻은 듯 날아갔습니다. 늦은 저녁, 간단히 한 잔을 하며 그때서야 서로를 여보, 자기라 부를 두 분을 상상하니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더군요.


가까운 사이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편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하지만 둘은 서로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 같았습니다. 존중해주니 또 존중 받고, 또 존중 받으니 사랑을 주는 그런 선순환이 참 바람직해보였어요.


굳이 티내지 않아도 두 분의 사랑이 벅찰 만큼 느껴진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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