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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창 Jun 07. 2020

무례한 사람들이 무식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사소한 행동들이 자신의 품격을 결정합니다.


역삼역 3번 출구 근처 카페에서 친구와 샐러드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 때 친구가 갑자기 크게 화를 내더군요.


‘저 사람 진짜 개념 없는 거 같아.’

친구의 시선은 픽업대에 머물러 있었고, 픽업대를 보니 사장님에게 많아 봤자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메뉴판을 손으로 휙 던지고, 음식이 언제 나오냐고 반말을 하고 있더군요.


저 정도로 무례한 사람을 오랜만에 봐서 저도 적응이 잘 안 됐습니다. 사장님은 꾹 참고 계셨어요. 그러다 일이 터졌습니다. 음식이 두 번에 걸쳐서 나오자, 그 여자는 짜증을 내며 픽업대로 갔고 그 때 사장님이 그 테이블로 가서 음식을 수거하며, 그냥 안 팔 테니까 가시라고 얘기를 한 거죠.


함께 온 남자와 앉아있던 그 여자는 굉장히 당황하며 아니 내가 뭘 잘못했길래라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서로의 언성은 높아졌고, 이내 앉아있던 남자도 일어나 자신과 함께 있던 여자를 옹호했습니다.


근데 그 때 그 남자가 한 말이 압권이었어요. 

‘직원이 그래도 참으면 되지. 그걸 굳이 일을 벌여요?’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있어 그 워딩이 정확하게 제 귀에 꽂혔습니다. 사장님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그 남자와 여자는 본인들이 진상이 되었다는 사실에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계산대에서 계속 사장님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제 친구는 그 모습이 꼴 보기 싫었는지, ‘죄송한데 저희 메뉴 다른 거 좀 시킬게요.’라며 말을 가로 막았습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제 친구에게 아니, 말하고 있는데 이렇게 끼어들면 어떡하냐고 화를 내더군요. 그 때 제가 그 남자에게 ‘그만하세요.’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래도 계속 궁시렁거리길래 저도 표정을 굳히며 ‘그만하라고요.’라고 얘기했고, 그 진상 커플은 제 한 마디에 조용히 카페 밖으로 나가더군요.


사장님 포함 카운터에서 일하시던 분들은 다들 눈물을 흘리셨어요. 정말 분하고 화나셨겠죠. 이런 대접을 받으며 일해야 하나 싶었을 거고요. 


추가로 시킨 메뉴가 나왔고, 제가 음식을 받으러 가자 ‘소란 피워서 죄송합니다. 이 빵은 서비스예요.’라고 하시며 울먹거리셨습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저희는 정말 괜찮고, 처음부터 상황을 다 봤습니다. 충분히 화가 나실만해요. 잘 대처하셨습니다. 저희는 정말 괜찮습니다. 빵 맛있게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라고 하니 뒤돌아서서 또 눈물을 흘리셨어요.


무례한 사람은 참 무식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인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주는지 모르고, 오로지 자신의 무례한 행동으로 인한 상대방의 언짢은 대응에 더 큰 불편함을 느끼죠. 그리고 그 작은 불편함조차 무례하게 표현합니다. 본인의 감정이 우선이기에 자신의 행동과 언행이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준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합니다.


모두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주인은 웃으며 메뉴판을 건네주고, 손님은 메뉴를 시킨 뒤 공손하게 메뉴판을 가져다주면 좋겠습니다. 사장님이 어려보인다고 다짜고짜 반말을 하기보다 예의 바르게 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소해보이는 행동들이 자신의 품격을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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