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지치고 힘들어도
저는 강남역 6번 출구 근처에 있는 바나프레소에 들러 커피를 살 때 참 기분이 좋습니다.
단순히 커피가 맛있어서 그렇다기보다 그 시간,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 느껴지는 기운이 좋아요.
매일매일 키오스크 앞에서 어떤 걸 마실지 고민합니다. 속이 약간 더부룩할 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운동할 때 좀 달달한 게 필요하다 싶으면 카페 라떼나 바닐라 라떼를 주문해요.
오, 벌써 쿠폰 10개를 모았네요. 그럼 오늘은 바닐라 라떼를 주문해봅니다.
그렇게 주문 받은 커피를 받고 바나프레소를 나설 때, 항상 선선한 바람이 불어요. 그 순간이 정말 좋습니다.
저는 행복은 바쁜 출근길 마시는 달달한 바닐라 라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출근길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출근하면 힘들고, 지치는 게 당연하죠. 하지만, 그 힘든 순간에서도 내가 바닐라 라떼를 사는 작은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게 행복인 거 같아요. 어떤 힘든 순간이더라도 우리의 의지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륜스님은 ‘진정한 성공이란 매 순간이 값지고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데서 시작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현재 주어진 조건에서 삶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해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우리의 삶을 한 번 돌아보면 좋을 거 같아요. 일이 많고, 야근을 해야 하는 짜증나는 상황에서도 매일 메뉴가 바뀌는 회사 근처 맛있는 한식 뷔페를 가며, 오늘은 어떤 맛있는 게 나올까 상상하는 것도 행복입니다. 그리고 늦게 퇴근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간단히 치맥을 하며 힘든 점을 공유하고 각자의 소소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도 행복이죠.
이처럼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현실에 지치고 힘들어, 행복의 가능성을 미래로 미뤄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