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실수를 다시 보는 자세
어느덧 금요일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그림책은
코리나 루이켄 글/그림, 김세실 옮김의
<아름다운 실수>입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표지를 열면 하얀 면지에
검은 잉크 자국이 떨어져 있어요.
.... 실수한 것일까요?
시작은 작은 동그라미에
귀 하나,
코 하나,
눈 하나,
눈썹 하나였죠.
하지만 그리다 보니....
한쪽 눈이 커요.
맞추다 보니 반대쪽이 커지네요.
하지만 동그란 안경을 씌우니
괜찮네요.
바닥에 엎드려 있는 무언가를 그리려던 계획은
빽빽한 수풀이 되었어요.
어딘가 균형이 맞지 않은 아이도
옷을 입히고
롤러스케이트를 신기고
조금의 장식을 더 하면
실수가 아닌 멋진 그림이 되지요.
조금씩 실수를 괜찮게 만들었는데...
아이 머리에 그만 잉크가 떨어졌네요!!
이제 저 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지난주 금요일, 저는 부속기관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어요.
현재 그 기관은 감사를 받고 있는데
오래전 서류가 확인이 안 되어 원본을 가지고 있을
제게 연락을 한 겁니다.
우리 기관은 이미 해당 연도의 감사를 다 받았고
그 서류는 공간 부족으로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어요.
열심히 찾았지만 서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주말을 보내고 돌아와
바쁜 일상에서 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제 다시 연락이 와서
서류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불안이 다시 시작되었어요.
산재한 업무를 잠시 멈추고
당시 메일과 스캔한 자료 파일, 서류철을 다 뒤졌고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어요.
아마 당시 부속기관 담당자가 해당 서류를 누락했고
나 또한 최고 결재 기관 담당자로서
받았어야 할 그것을 놓쳤을 것이다.라고요.
수없이 고민을 했습니다.
이미 수년 지난 일이고 그냥 모른 척할까?
하지만 그렇게 하고 편히 지낼 수 없는
저의 성격을 스스로 잘 알기에
부속기관에 전화를 걸어
당시 담당자를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그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제 생각을 전했죠.
누락은 문제지만, 그걸 인지하고 지금이라도 소급해서
문서를 보완하면 충분히 정리가 가능한 사안이라 생각한다.
그쪽에서 해당자들에게 연락해서 서류를 챙겨달라
필요한 것을 정리해 보내드리겠다고요.
담당자는 불안한 목소리로 제 의견을 듣더니
동의했습니다.
저는 감사보다 현 부서장에게 이 사안을 전달할 일이
더 무서웠지만 그것도 서류가 오는 데로
닥치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겠죠.
지금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했어요.
실수를 만회할 아이디어와 용기를 내고
포기하거나 피하지 않은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습니다.
저의 직장생활은 여기서 끝날 것이 아니고
일에서의 작은 실수로 인해 제 자신과 삶을
누군가로부터 평가받을 이유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동안
일의 실수를 저의 실수로 여기며 살아온 저는
작은 실수라도 했다 치면 정말 괴롭고 힘들었어요.
그 심적 고통은 실수 자체가 아닌
누군가의 판단, 평가에 반응해서 일 겁니다.
어제 오후 늦게도
회람한 공식문서에 서식이 맞지 않다고
부서장에게 잔소리를 들었지요.
순간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다시 보완해서 재 회람하고 퇴근했습니다.
저의 매일은 이렇게
크고 작은 실수로 가득 찹니다.
많은 것을 잊거나 놓치고
작은 실수를 하고
그것을 만회하거나 무마하며
매일의 순간을 살아갑니다.
조금 더 일찍 누군가가 제게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고
이렇게 순간순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채워나가며
처음 마음먹은 것과는 다르지만
충분히 멋진 그림으로 완성할 수 있는 것이라
알려주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는 압니다.
실수로 그 자리에 멈춰버리기엔
자신이, 그리고 삶이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와 닮은
완벽주의 성향의 아이와도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할 때
마음에 들지 않아 던져버리려 하면
시간을 주었다가
다시 해보고는 해요.
지금의 실수가 또 어떤 자신만의
아름다운 시작이 될 수 있을까?
기대감을 가지기를 바라면서요.
'실수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검정 잉크와 색연필, 수채물감으로
섬세하게 그려낸 그림을 따라가며
느껴보셔요.
세심한 번역이 이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줍니다.
작품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일부 내용을 글로 전하며
그림을 최소화했지만
그림이 참 예쁜 작품입니다.
'아름다운 실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 잘 느끼실 수 있음은 물론이고요.
기회 되실 때 직접 만나보시기를 바라봅니다.
아름다운 실수가 이어지며
우리를 다른 시작으로 데려다 줄지도 모르죠.
그렇게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요.
그런 꿈을 꾸며 오늘도 하루를 열어봅니다.
모두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