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으로 만나는 삶
안녕하세요?
한 권의 그림책을 소개하는 금요일입니다.
유난히 비가 많은 여름을 지나오니
가을도 비와 함께 하려는지 며칠째 비가 계속되네요.
9월도 어느덧 중반을 지나
끝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매년 가을이 올 때 쯤이면
계절이 주는 특유의 감수성에 젖어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책에 파묻히기도 하면서
이 계절을 났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가을이면
한 해 동안 뭘 했나 생각하며
아쉬움을 느끼곤 해요.
오늘은 한 해를 두달 반 남짓 남겨둔 지금,
지난 날들을 색다르게 돌아볼 수 있는
그림책 한 권을 함께 읽어볼께요.
브뤼노 쥐베르의
인생을 숫자로 말할 수 있나요?
입니다.
프랑스의
샤를로트 할머니와 알베르 할아버지는
아흔 살입니다.
생일 케이크 촛불을 구십 번 불었고요.
삼만 이천팔백오십(32850) 일을 살았어요.
삼십(30) 년, 인생의 삼분의 일을 자면서 보내고
오만 이천(52000)시간 동안 밥을 먹었어요.
육(6)년의 시간이죠.
학교에서 이천사십(2040) 일,
직장에서는 팔천칠백사십(8740) 일을 보냈어요.
그들처럼 우리도 이렇게 살아요.
숫자로 표현된 삶의 면면,
직접 책에서 살펴봐 주시기를 바라고요.
올 초, 이맘 때쯤이면 제가 기대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 무르익어
가시적인 결과로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 없이
매일 똑같은 생활이 이어지고
올해도 이렇게 지나가는 건가
자기 의심이 고개를 듭니다.
이 책에서처럼 지난 시간을 숫자로 바꿔보았어요.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특별히 의미를 두고 있는
글쓰기를 한 번 살펴볼까요?
올해 293째 일어나 250개의 글을 썼습니다.
35권의 그림책과 27권의 책을 소개했지요.
글벗들과 6편의 긴 에세이를 썼고
그 사이 오마이뉴스에 8편의 기사를 보내
7편이 채택되었고
삼수 만에 브런치에 매거진 4개를 열고
30편의 글을 썼습니다.
2편은 브런치가 소개하는 글이 되었습니다.
작다면 작은 숫자들이지만
막상 바꿔놓고 보니
결코 숫자로 끝날 수 없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어떤 구체적인 결실이 없더라도
수많은 시간 속에서 쌓아온 것들은
고스란히 제 삶의 과정으로 남았군요.
제 심장이 삼천삼백칠십오만삼천육백(33,753,600)번 뛰는 사이
쌓아온 이 특별한 숫자들을 통해
남은 날도 계속해서 나만의 의미있는 숫자의 기록을
이어가고 싶어지네요.
누구에게나 일(1) 년, 365일은 주어지고
우리는 대부분 하루에 한(1) 번 잠들고 깨며
삼시 세(3)끼를 먹습니다.
한(1) 번 태어나고 한(1) 번 죽지요.
하지만 그 사이 쌓여가는
나만의 의미있는 숫자는
모두가 다 다를 거예요.
만약 저처럼
'올 한 해 나 뭐했지?'
의문이 드신다면
지난 292일을
자신이 특별히 마음을 쏟았던 일의
숫자로 바꿔보시면 어떨까요?
복잡한 삶이지만
단순하게 숫자로 바꿔보면
반짝이는 무언가가
거기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
도무지 그런 걸 찾을 수 없다고 해도
오늘을 포함해 남은 73일이 우리 앞에 있어요.
이 가을,
나만의 숫자를 헤아려 보며
비단 숫자로만 끝나지 않는
삶의 의미를
찾고 쌓아나가는
날들이 되시길 바래봅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내 이름은 빨강
** 책 소개에 사용된 이미지는 출판사의 카드뉴스에서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