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를 든 신부

그림책과 삶 : 당신은 어떤 노를 들고 무엇을 하고 싶나요?

by 내이름은빨강

강한 바람이 이틀째 불어닥치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바람 덕분에 해 뜨는 지금 이 시간,

저의 오른쪽에 있는 통창으로는

구름과 하늘, 태양의 움직임이

아름답고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네요.



오늘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은


오소리 작가님의 <노를 든 신부>입니다.


함께 읽어볼까요?





외딴섬에 한 소녀가 있어요.

심심해서 모험을 떠나려니

다들 결혼을 해야 섬을 떠나는군요.


부모가 준 드레스와 노 하나를 들고

신부가 된 그녀는 탈 배를 찾지만

노가 하나뿐이라서

바다로 나갈 수 없다는 말만 들을 뿐입니다.



바닷가에서 산으로 간 신부는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 유혹을 받아요.


차라리 심심한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던 중,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합니다.

그리고 하나뿐인 자신의 노로

할 수 있는 일을 알게 되죠.


그건 바로 야구였습니다.



타악!

그녀가 날리는 홈런에

사람들은 환호합니다.


그러면 이 신부는 섬에서

야구를 하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이 이야기는 끝이 날까요?


심심해서 모험을 떠나고 싶었던

소녀의 꿈이 어떻게 되는지는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주시고요.





어제 지난봄부터 함께 달려온

우선 글쓰기 멤버들과의 작업이

일단락을 지었는데요.


마감에 맞춰 글을 보내 놓고

한참을 심란한 마음에 뒤척이다

자고 일어나니 이 책이 떠올라

책장에서 가지고 왔어요.



남들 하는 데로

적당히 좋다는 것을 따라 가면

행복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안정적인 직장을 애써 들어갔고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습니다.


제가 가진 노 하나를 아쉬워하며

늘 부족한 노를 원해

아등바등 애를 썼고요.


그 사이에 심심해서 섬을 떠나

모험을 하려던 꿈을 잊었지요.


그 사이 물론 좋은 일이 더 많았어요.

누군가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모습으로

나의 노를 쓰는 일은 의미가 있었고요.


그 과정이 있었기에

그 노가 정말 어디에 쓰이면 좋을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었네요.


아마 함께 한 글 벗님들도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네요.


모두가 각자 처한 상황에서도

글쓰기에 보여주신 마음과 자세는

우리의 글이 어디로 어떻게 가던

오래도록 제 속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노는 부족하니

짝을 찾아 맞추려 애쓰는 삶에서

세상이 바람직하다 말하는 그 일상에서

부조화를 느낀 어느 순간,


바닷가에서 산으로

산에서 다시 숲으로

오가며 진정으로

내가 가진 노 한 짝의 힘을 깨달은 그때,


쓰는 일의 타격감이 저를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게 했어요.


아직 세상에 내어놓아도 될까

부끄럽고 떨리기도 하지만

하나만은 분명하네요.


내가 가진 노로

열심히 또 즐겁게

'나만의 야구'를 했다는 것.


홈런을 치고 사람들의 환호는

아직 먼 일이고

가늠할 수 없는 영역 바깥의 일이지만


'하얀 눈을 보러' 새로운 곳으로

가려는 발걸음은

이제 시작된 것이 분명합니다.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색감도

노를 든 신부에 강한 힘을 실어주는 그림책.



내 손에 든 노,

그것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 책을 통해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한글날 & 연휴 잘 보내세요.



내 이름은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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