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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Jan 26. 2019

엄빠도 아이와 함께 동심으로 '나의 어린왕자에게 展'

'어린왕자'


아마 이 책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그리고 한 번도 안 읽어 본 사람도 없겠죠? 어린왕자는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동화인데요. 유아들이 보는 그림 동화책부터 성인용 동화까지 다양한 종류로 번역됐죠. 아마 아이에게도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 준 경험이 있을 거예요.


대개 고전은 '읽는 나이에 따라 다른 배움을 준다'고들 하는데 어린왕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히는 거겠죠?


이 대단한 명작을 또 다른 작품으로 재해석한 '나의 어린왕자에게 展'이 열리고 있다고 해서 아이와 함께 다녀왔습니다.


늘 그렇듯 결론부터 얘기하면 어린왕자를 읽은 후 다시 한 번 되새기기에 참 괜찮은 전시회라는 생각입니다. 어떤 분들은 '예쁘긴 한데 볼 게 없어서'라는 평가를 하기도 하던데요. 아마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었다면 전시회에 대한 만족도도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어린왕자 원작을 좋아하고 아이에게 그와 관련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시간을 내서 다녀올만하다는 판단입니다.


아이가 어린왕자 책을 보거나 이야기를 들으려면 적어도 4살 이상은 돼야겠죠? 전시 작품들의 색감이 풍부하기 때문에 그보다 어린 아이들에게도 감각적인 자극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전시회를 보기 전에 어린왕자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고 가길 권합니다!


전시회는 오는 3월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있는 'K현대미술관'에서 열립니다.            

티켓은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훨~씬 싸다는 거 아시죠? 대체로 인터넷 예매는 당일 사용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적어도 전시회에 가기 하루 전에 예매하는 거 잊지 마시고요. K현대미술관 1층에서 티켓을 확인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갑니다.            

전시회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소설 속 여우의 명대사가 가슴을 칩니다. ^^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이 온다고 하면 한 시간 전이 뭐예요. 하루 전부터 행복해지죠?


아이에게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냐고 물으니 "엄마가 어린이집에 날 데리러 오기 한 시간 전부터 내가 막 기분 좋아지는 거랑 같은 거잖아"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뭔가 가슴이 먹먹해 오더라고요. 늘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이 되면 초조해지는 제 자신을 반성했습니다.            

샹들리에가 참 예쁘죠?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우리에게 숫자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소설을 통해 얘기하는 생텍쥐베리에게서 작가가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라고 해요.


샹들리에를 자세히 보면 글씨가 쓰여 있어요. 하지만 바닥에 비치는 샹들리에의 그림자에서는 그 글씨를 볼 수 없죠. 오히려 샹들리에의 모습만 볼 수 있어요. 어떤 사람을 볼 때 많은 경우 그의 본질보다 신분이나 자격 등의 스펙에 집중하죠. 이런 현대인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있어요.


또 샹들리에 뒤로 비치는 그림자는 지표인 샹들리에의 형태와 빛의 조도 혹은 거리에 따라서 그 형태가 완전히 변하는데요. 빛이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림자의 형상은 흐려지고 빛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림자가 선명해지는 게 마치 우리 인간관계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관계'에 대해 얘기하는 어린왕자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 맞는 것 같죠?            

어린왕자 소설 속 장면들을 그림을 표현하고 그 옆에는 그와 관련된 소설 속 글귀를 적어 뒀는데요. 정말 명작이 맞나 보네요. 모든 글귀가 또 봐도 마음에 꾹꾹 눌러 담아지네요.            

천장에 네온사인을 설치해 만든 작품인데요. 어린왕자가 여행 중에 배우게 되는 감정, 관계에 대한 모든 단어들을 네온사인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자세히 찾아보면 한글도 있답니다. ㅎ            

어린왕자를 포함해 동화에 등장하는 사막여우와 선인장, 장미 등을 만든 작품이에요. 색감이 참 예쁘죠? 역시나 아이의 관심을 끈 건 사막여우네요. 작품을 자세히 보면 여러 겹의 판으로 입체감을 살린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아이는 이렇게 입체감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신기해하더라고요.            

처음 이 작품을 보고 뭔가 했는데 작품명을 보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술꾼의 방'이에요. 역시 소설 속 한 장면을 재해석한 작품인데요.


어린왕자 "뭘 하고 있어요?"


술꾼 "술을 마시지"


어린왕자 "왜 술을 마셔요?"


술꾼 "잊기 위해서지"


어린왕자 "무엇을 잊기위해서요?"


술꾼 "부끄럽다는 걸 잊기 위해서지"


어린왕자 "뭐가 부끄럽다는 거지요?"


술꾼 "술을 마시는 게 부끄러워!"


이 작품을 본 아이는 아빠에게 다가가 "아빠 잘 봤지?"라며 웃더라고요. 저 역시 부끄러운 느낌이 들었던 건 기분 탓이었을까요?^^;            

5층 전시가 끝나는 부분엔 바오밥 나무 그림과 함께 어린왕자가 비행기를 타고 여행했을 우주의 모습이 보여요. 그중엔 지구도 있죠.


전시실은 4층에도 있는데요. 4층 작품들은 5층보다 조금 더 심오해요. 아이가 이해하기는 조금 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만 하긴 했어요. 아이의 질문에 적절한 답을 해야 하는 부모가 조금 더 힘든 것 같아요. ㅎㅎ            

4층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에요.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역시나 마음에 와서 박히네요. ㅎㅎ


우리는 거울을 뚫어져라 보면서 보이는 것에 집중하지만 실제로 정말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죠. 아이가 이 문장에 대한 질문을 하길래 열심히 설명했는데 알듯 말듯 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엄마 나이가 되면 깨닫게 될 거야"라고 끝맺었답니다. ㅎㅎ            

'어린왕자에게 展'은 사진으로 보듯 포토존이 아주 많아요. 그래서 어린 친구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이 오더라고요. 주말에는 사람이 꽤 많기 때문에 평일에 가는 걸 추천하고요. 주말에 간다면 오전 시간 혹은 아예 늦게 가는 걸 추천해요. 아이랑 가면 이래저래 신경 쓰이는 게 많으니까요. ^^


앞에서도 얘기했듯 전시회에 가기 전에 어린왕자를 한 번 읽어주거나 이야기로 들려주는 것 잊지 마세요! 아마 아이가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돼요.            

K현대미술관은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5번출구로 나와서 5~7분 정도 걸으면 오른 편에 있어요. 따로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추천해요. 차를 가지고 간다면 인근 갤러리아백화점에 주차하고 조금 걸어가면 되는데요. 백화점 주차비가 비싼 건 아시죠? 아니면 백화점에서 식사를 하는 방법도 있겠네요!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대가나 혜택을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 후 작성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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