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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Feb 11. 2020

코로나에 어린이집·유치원 휴원..'위기의 맞벌이 가정'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 정문에 신종 코로나로 휴원을 고지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여파로 휴원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휴업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맞벌이 가정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하루 이틀 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큰 문제인데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맞벌이 가정의 경우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내거나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달라는 글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에 휴원·휴교 증가.."등원 시켜도 불안"


신종 코로나 확진자 3명이 발생한 경기 시흥시 관내 어린이집 465곳과 지역아동센터 40곳, 돌봄나눔터 12곳은 지자체의 명령에 따라 오는 16일까지 휴원에 돌입했습니다. 


이밖에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살고 있거나 거쳐간 서울과 인천 광주 지역 등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에서 휴원과 휴교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맞벌이 가정은 이로 인해 생기는 보육 공백을 메꾸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물론 어린집과 유치원 등 기관에서 '긴급보육'을 실시하고 있어 한부모나 맞벌이 가정의 아이는 등원을 계속할 수 있는데요. 부모 입장에선 기관에 눈치가 보이는 건 물론이고 아이가 등원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아이 셋을 둔 워킹맘 이지현(34세) 씨는 "길만 건너면 시흥이라 어린이집에서 가정 보육을 권하더라"며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어 등원시켰는데 오늘 우리 아이만 원에 있을 것 같다는 선생님 말씀에 눈치가 보여 오후 반차를 냈다"고 전했습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면서 두 아들의 엄마인 노연주(39세) 씨는 "둘째 아이 유치원은 휴원을 했지만 제가 일하는 어린이집은 휴원을 하지 않아 아침에 등원을 시키고 출근했다"며 "같은 보육교사로서 선생님들이 기관 내 방역과 개인위생에 신경을 쓸 거라고 믿지만 그래도 불안하긴 하다"고 털어놨습니다.


대학병원 간호사인 최자윤(37세) 씨는 "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이번 사태와 같은 감염병에 더 예민하다"면서 "하지만 직업 특성상 정작 내 아이는 이런 상황에 어린이집에 보내야 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고 슬픈 현실"이라고 푸념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글

◇'맞벌이 위급 시 재택근무·휴가 가능토록 한 제도 필요' 청원글 


정부는 맞벌이들의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돌봄' 서비스 강화 정책을 내놨는데요. 휴원 또는 휴교 확인서를 제출하면 어린이집 이용 시간 중에도 돌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신청 절차도 최대한 간소화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돌봄 도우미 역시 외부인이라는 점에서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고 토로합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한민혁(41세) 씨는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급할 때 도움이 됐던 긴급돌봄 서비스를 신청할까 고민했다"면서도 "돌봄 선생님은 외부에서 오시기 때문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어서 주말에 아이를 지방에 있는 처가에 맡기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사태처럼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 기관에서 휴교나 휴원을 했을 경우 맞벌이 부모가 가정에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는데요. 부모 중 한 명이 회사에 눈치를 보지 않고 휴가를 쓰거나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달라는 겁니다. 


익명의 한 청원인은 "지금 이 사태에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싶은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유급이든 무급이든 부모가 집에서 가정 보육을 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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