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아이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11세 어린이에 이어 4세 유아까지 감염됐다는 사실이 알려졌고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개학 연기 사태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교육부의 발표까지 나면서 불안 심리가 요동치는 모습입니다.
◇교육부, 개학 추가 연기 가능..'불안감 고조'
교육부는 지난 25일 시·도 교육청과 각 학교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020학년도 신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부가 학교 휴업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휴업 단계를 나눠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으로 사상 첫 전국 단위 개학 연기(휴업령)에 대한 후속 조처입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최종미(40세) 씨는 "(코로나19)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매일 빠르게 늘다 보니 불안하다"라며 "아이들 학교 개학이 일주일 미뤄졌는데 더 미뤄질 수 있다고 하니 상황이 그렇게 심각한 건가 싶어서 심란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는 김성훈(48세) 씨 역시 "유치원에서 급하면 아이를 보내도 된다고 했는데 걱정돼서 보낼 수가 없더라"면서 "특히 아이용 마스크를 살 수 없는 데다 여기저기 식품 사재기하는 모습도 보여 더 불안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마스크 대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 물량을 제한하고 27일부터 약국과 우체국·농협 등을 통해 총 350만장을 매일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첫아이를 임신 중인 이하나(38세) 씨는 "배 속 아이에게 수직감염될까 걱정돼서 조심하는데 생각해보니 나만 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았다"며 "그래서 자가용을 이용해 아침저녁으로 남편을 출퇴근 시켜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부모가 걱정하는 부분인데요. 아이는 가정 보육을 통해 감염 위험 요인을 차단한다고 해도 같이 생활화는 부모가 출퇴근길에 감염되면 아이에게도 옮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소아·청소년관련학회 "감염률 중증진행 드물어..과도한 불안 자제"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지난 20일 대한소아감염학회와 대한청소년과학회는 함께 '소아청소년 코로나19 국내외 현황과 예방수칙'을 발표했습니다.
대한소아감염학회·대한청소년과학회는 "소아청소년들이 호흡기 증상을 호소한다면 평소에 유행하는 병원체에 의한 감염일 가능성이 더 크다"며 "코로나19에 의한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에서의 코로나19 발생률이 성인에 비해 낮았다는 점과 확진자의 임상 양상이 심하지 않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중국 우한대병원 소속 연구원 등이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지난달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4만 명이 넘는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 가운데 0~9세는 0.9%, 10~19세는 1.2%를 차지한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이중 단 한 명도 중증을 앓지 않았으며 사망자도 없었습니다.
◇부모들 "신종 바이러스라 모든 게 확실하지 않아 불안"
하지만 전문가들의 안심하라는 목소리도 부모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긴 역부족인 모습입니다. 신종 바이러스라서 임상 치료 경험이 쌓이지 않은 데다 아직 확실한 치료제도 없다는 게 가장 큰 불안 요인입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현우(46세) 씨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감염이 덜 된다는 뉴스는 봤다"면서도 "그래도 감염되면 치료를 할 거고 치료하면서 어떤 약을 쓰는지, 그걸 아이가 견뎌낼 수 있을지 등 모르는 게 많다 보니 조마조마 하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다른 학부모 조장욱(39세) 씨 역시 "치료제가 확실한 독감에 걸려도 아이가 힘들어하는데 신종 바이러스다 보니 더 걱정이 된다"고 전했습니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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