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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Dec 29. 2020

고체비누 전성시대 '누트모먼트·러쉬·라뷔게르' 솔직후기

최근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생겨나면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공급은 물론 수요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각종 제품과 음식을 '배달'하는 경우가 확 늘었죠. 집안에 재활용 쓰레기가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 광경은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평소 환경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던 사람들 마저도 죄책감에 시달리게 했고요. 그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친환경'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요. 그 중심에 '고체비누'가 있습니다. 고체비누는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제품으로 꼽히는데요.


고체비누계의 리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러쉬의 얼굴 세안 비누와 주방세제 업계에 고체비누 열풍을 몰고 온 △누트모먼트의 누디키친워싱바 △라뷔게르의 샴푸바를 직접 사용해 봤습니다. 

1세트에 3개의 고체비누가 들어 있는 누트모먼트의 '누디키친워싱바'예요.

◇누트모먼트 누디키친워싱바, 예상보다 좋은 세정력..비싼 가격은 '아쉬워'


누트모먼트는 주방세제 고체비누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 중 가장 이름이 알려진 곳이 아닐까 싶은데요. 주부들을 고체비누의 매력에 빠뜨린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제품을 처음엔 선물 받아 사용한 후 만족도가 높아 직접 구매했습니다. 세제다보니 세정력이 가장 중요할 텐데요. 솔직히 친환경 성분으로 만들어서 세정력이 매우 우수하진 않습니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80점 정도를 줄 수 있어요.


일반 음식을 담았던 식기는 정말 깨끗하게 잘 닦입니다. 아주 뽀득뽀득하게 말이죠. 문제는 기름진 음식을 요리하거나 담았던 식기예요. 뜨거운 물에 설거지를 해도 기름기가 남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 점이 오히려 마음에 들더라고요. 세정력이 좋을수록 그만큼 아주 센 화학물질이 첨가됐을 가능성이 크니 말이죠. 그만큼 몸에 해로운 성분을 제외하고 친환경 성분(오곡 솝베리 오트밀)만을 사용했다는 제조사의 말에 신뢰가 가더라고요.


그러면 기름기가 남아 있는 식기를 그냥 사용하냐고요? 그럴 수는 없으니 세정력이 좋은 세제를 하나 여분으로 두고 두번에 나눠 설거지하고 있어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아직까지 저는 귀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비누를 2~3번 전용 수세미에 문질렀는데도 거품이 많이 나요.

성분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면, 누디키친워싱바는 주방세제라고 하면 대부분 들어가는 △색소 △유리알칼리 △비소 △방부제 △합성계면활성제 △표백제 등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지 않아요. 


특히 액상 세제의 경우 원래 고체인 세제를 액체 세제로 바꾸기 위해 수많은 화학성분과 계면활성제를 첨가하는데요. 이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화학성분도 덜  들어가죠. 제조사에 따르면 액체세제로 설거지 후 그릇에 남는 잔존세제가 1년에 약 140㎖(소주 3잔 정도의 양)라고 합니다. 


이 제품은 화학제품 대신 자연에서 유래한 오곡과 솝베리 오트밀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해요. 특히나 이 원료들은 유기농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제조사는 '먹을 수 있을 만큼 안전한 세제'라고 광고하더군요. (그래도 직접 먹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만큼 성분이 안전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거겠죠?


마지막으로 수분감이 풍부해서 손으로 설거지를 해도 손이 건조하지 않다는 거! 바쁘면 가끔 고무장갑 낄 시간도 없잖아요. 그래서 고무장갑을 사용하지 않고 설거지하면 손이 건조한 건 물론 주부습진이나 한포진에 걸려 고생하기도 하잖아요. (저는 한포진으로 한참 고생했던 1인이에요..) 그런데 누디키친워싱바는 맨손으로 설거지해도 가렵거나 당기지 않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한 달 정도 사용한 누디키친워싱바예요.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하네요.

이제 단점을 꼽아볼 텐데요. 역시나 비싼 가격이에요. 3개 들이 1세트에 3만2000원으로 하나에 1만원이 조금 넘어요. 1만원 짜리라도 오래 쓸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사용 주기도 매우 짧습니다. 3인 가족이 코로나 때문에 거의 매일 하루 3번 이상 설거지를 했더니 한 달 조금 안돼서 한 개를 다 썼어요. 그러니 이 제품을 계속 사용하면 설거지용 세제로 1년에 15만원 정도 쓴다고 보면 되겠네요. 


물론 미국과 유럽의 유명 친환경 브랜드의 액상 세제도 한 통을 한 달 만에 다 쓴 적이 있어서 그 제품들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데요. 국내의 저렴한 친환경 제품과 비교하면 가성비가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누디키칭워싱바 전용 수세미를 사용하지 않으면 더 교체 주기가 더 빨라지는 것 같아요. 전용 수세미는 개당 3500원입니다. 전용 수세미는 두 달 정도 쓰니까 찢어지더라고요. 전용 수세미 1년치 값 4만2000원을 더하면 20만원 정도 쓴다고 보면 되겠죠. 확실히 가성비는 떨어지는 제품이네요. 

러쉬의 얼굴 세안제 '프레쉬 파머시'예요.

◇러쉬 얼굴 세안 '프레쉬 파머시', 촉촉한 수분감 '만족'..거품 내기 힘든 건 '아쉬워'


러쉬는 고체비누 업계의 리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러쉬는 글로벌 친환경 브랜드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기 위해 고체 제품을 꾸준히 내놓기로 유명해요. 자연 유래 성분을 주로 사용해 제품을 만들기도 하고요. (☞관련기사 '공병 줄게 포인트 다오' 알뜰맘's 화장품 재테크


러쉬에서는 세안용 고체비누를 사서 써봤습니다. 제품명은 '프레쉬 파머시'고 저의 피부를 본 매장 직원이 추천해 준 제품인데요. 저는 복합성이고 트러블이 자주 생기진 않지만 좁쌀 여드름이 조금씩 나는 피부예요. 비누 1개 용량은 120g이며 가격은 1만8000원이에요. 


직접 써보니 꽤 만족스러웠어요. 우선 세정력은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물론 워터푸르프 화장품은 잘 지워지지 않지만 이건 다른 세안제들도 마찬가지죠. 그리고 요즘 마스크 때문에 화장을 잘 하지 않으니 클렌징 워터로 1차 세안을 한 후 이 제품으로 2차 세안을 하면 깨끗하게 씻어져요. 


수분감이 풍부하다는 점도 장점인데요. 이전에 쓰던 클렌징폼은 세안 후 뺨이랑 턱 부분이 당기는 느낌이 강했어요. 그런데 이 제품은 건조함이 훨씬 덜하더라고요. 

3개월 정도 사용한 러쉬의 '프레쉬 파머시' 상태예요. 갈수록 거품이 잘 나지 않네요.

아침저녁으로 매일 썼는데 3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으로 보이는 게 오늘 아침 비누 상태인데요. 저 정도면 한 달 정도 사용 가능하겠습니다. 


간혹 비누가 잘 부서진다는 평가도 있던데 저는 스펀지 재질의 비누받침을 써서 그런지 부서지진 않았어요. (저희 집 화장실이 조금 건조하기도 해요)


물론 단점도 있어요. 액체나 거품 세안제는 거품을 내기 위해 크게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데 고체비누다 보니 거품을 내려면 꽤 열심히 손을 비벼야 해요. 처음엔 살짝 귀찮기도 했지만 이제는 적응됐어요. 

라뷔게르 샴푸바 중 청량감이 강한 '글라스 드 뷔게르'예요.

◇라뷔게르 샴푸바 글라스 드 뷔게르, 샴푸 후 '뻑뻑'..청량감 '최고' 


라뷔게르 샴푸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고 처음 접했어요. 광고가 눈길을 확~ 끌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구매해 봤습니다. 배송은 구매하고 이틀 만에 왔어요.


가격은 샴푸바 하나에 1만9000원이랍니다. 대중적인 샴푸는 1만원 정도면 살 수 있지만 최근 고가 브랜드 제품 가격을 고려하면 중가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오자마자 사용했는데 머리에 몇 번 비비는데 깜짝 놀랐어요. 생각보다 거품이 너무 잘 나더라고요. 손으로 샴푸바를 잡고 3~4번 정도 머리에 비비니 거품이 마구 나는 거예요.  다음으로 놀란 건 페퍼민트향이 엄청 나서 깜짝 놀랐어요. 머리를 감고 있는데 마치 자일리톨을 네 개 정도 씹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어떤 느낌인지 짐작이 가시나요?ㅎㅎ) 코까지 뻥 뚫리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두피가 매우 시원했습니다. 미용실 가서 스케일링하는 것 같았어요. 

샴푸바를 머리에 대고 2~3번밖에 문지르지 않았는데도 거품이 충분히 났어요.

세정력도 매우 좋았어요. 요즘 건조해서 두피에 각질이 조금 생겼었는데 스케일링 효과가 정말 있는지 머리를 감은 후 두피가 깨끗해졌더라고요. 확인을 위해서 이틀간 머리를 감지 않고 있는데요. 아직도 머리에 기름기가 흐르지 않습니다. 건조하거나 가렵지도 않네요. 확실히 성분이 좋은 것 같아요. 


글라스 드 뷔게르는 석유계 계면활성제와 실리콘 화학방부제 인공색소 인공경화제가 함유돼 있지 않다고 해요. 대부분의 성분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 그린 등급이라고 해요. 다만 화~한 느낌을 주는 페퍼민트오일은 천연이지만 EWG Green등급은 아닌데요. EWG에서는 향료를 위험성분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EWG는 화장품 성분을 1~10까지 위해도 등급으로 나눠 놓았는데요. 1~2등급(그린)은 안전, 3~6등급(옐로)은 보통 위험, 7~10등급(레드)은 높은 위험입니다. EWG 등급에 대한 신뢰도 논란이 있긴 하지만 많은 화장품 업체가 이 등급에 준해 화장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만약 페퍼민트오일이 신경 쓰인다면 같은 브랜드의 일반 샴푸인 '쏠 드 뷔게르'도 있답니다. 


단점을 꼽자면 세정력이 좋아서인지 화학성분이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머리를 감고 나면 뻑뻑해요.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샴푸보다는 확실히 조금 더 뻑뻑한 듯해요. 저는 몇 해 전부터 조금이나마 환경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린스와 트리트먼트를 끊었거든요. 이젠 머리카락이 적응을 해서 처음처럼 불편하진 않은데요. 이 느낌이 너무 싫으신 분은 라뷔게르에서 린스바도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OLIVENOTE'S TALK


결론적으로 저는 이 세 제품들을 계속 사용할 계획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고체비누를 계속 쓸 생각이에요. 만약 해당 브랜드들에서 다른 고체비누가 나온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들을 바꿔 볼 의향도 있고요. 다른 브랜드에 더 좋은 성분의 저렴한 제품이 있다면 그쪽으로 갈아탈 생각도 있습니다. 


성분이 좋다는 게 확실히 피부로 느껴지고요. 성분이 착한 만큼 저에게도 또 자연에도 도움이 되겠죠?


또 플라스틱 용기가 하나라도 덜 나오니 확실히 마음의 부담이 덜하더라고요. 그거 좀 줄인다고 뭐가 바뀌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작은 것들이 모여서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저는 그만큼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고요. 아직 시간적 물리적 여유가 없다면 나름의 방법으로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하면 되겠죠. 모두 처한 상황이 다르니까요!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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