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ll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노트 Feb 26. 2018

"알 깨면 끝"..해치멀은 10만원짜리 '일회용 장난감

며칠 전 첫니를 뺀 둘째 아이가 치과를 나서자마자 '축하 선물'로 장난감을 사달라고 했다. 생각보다 잘 참은 아이가 기특한 마음에 장난감 매장을 함께 방문했는데 도착과 동시에 아이가 손에 잡은 장난감은 바로 '해치멀'. 며칠 전 유튜버가 해치멀을 재미있게 가지고 노는 동영상을 봤다던 아이는 이상하게 생긴 장난감 상자를 품에 안고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생명의 탄생'을 장난감으로 본다?

해치멀은 2016년 11월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 완구 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주인공이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스핀마스터'의 대표 제품이며, ㈜밤나무가 국내로 수입 판매하고 있다. 한때 국내에서도 '없어서 못 살' 장난감이었던 해치멀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뽑은 2017년 완구 톱(TOP)10 중 5위에 오르기도 했다.


해치멀은 알에서 동물 인형이 스스로 부화하는 신기한 장난감이다. 알 속에 어떤 동물 인형이 들어있는지는 케이스의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두 가지 색상으로 나뉘는 동물 인형 중 어떤 색상의 인형이 뽑힐지는 실제 부화를 해봐야만 알 수 있다.

장난감은 알의 형태로 판매되는데 포장에서 꺼냄과 동시에 작동을 시작한다. (제품에 건전지가 들어있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아이가 알을 문지르거나 살짝 두드리는 행동을 하면 내부에 있는 로봇 장난감이 빛을 내거나 심장박동 소리, 옹알이 소리를 낸다.


약 30분 동안 알을 돌봐 주면 부화를 시작한다. 해치멀이 부리를 이용해 알을 스스로 깨기 시작하는데 꽤 신기하다. 단 한 번 볼 수 있는 장면이기 때문에 눈 크게 뜨고 지켜 보길 추천한다. 참고로 우리 아이는 "새는 알에서 나오자마자 처음 보는 것을 엄마라고 생각한데!"라며 부화가 끝날 때까지 손에서 장난감을 내려놓지 못했다. (ㅋㅋ)

어느 정도 알이 깨지면 직접 손으로 해치멀을 꺼내야 한다. 알에 강하게 고정돼 있기 때문에 있는 힘껏 뽑아야 했다. 세상에 나온 해치멀의 날개 비닐을 벗겨주면 춤을 추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해치멀은 신생아기, 유아기, 아동기를 거치며 성장한다.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된 아이는 걷기, 말하기, 춤추기, 게임 등을 가르치면서 정성껏 키우게 된다. 실사판 다마고치 느낌이랄까.


◇가격은 비싼데..금방 흥미 '시들'

신기한 장난감임은 분명하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먼저 사악한 가격이 가장 큰 흠이다. 출시 초 10만원대 이상을 호가했던 해치멀의 가격은 현재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뒤 온라인 쇼핑몰 가격(5만원대·에누리닷컴 최저가 기준)과 비교했는데 내가 2만~3만원가량 더 비싸게 샀다는 것을 알고 눈물을 삼켰다.

해치멀은 눈 색상에 따라 놀아주는 방법이 다르다. 놀이 설명서에 방법이 상세히 적혀 있는데, 글을 읽지 못하는 연령의 아이라면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쉽지 않다.

'에이, 비싼 값을 하겠지'란 기대도 알 껍질과 함께 무너졌다. 개인적으론 부화 장면을 제외하곤 시중에서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로봇 인형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특히 해치멀은 눈에 표시되는 색상에 따라 놀아주는 방법이 다른데 놀이 설명서를 읽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이에겐 단순히 움직이는 장난감에 불과하다.


예컨대 해치멀 눈이 보라색으로 변하면 배가 고프다는 표시다. 이때 설명서에 적힌 데로 해치멀 몸체를 앞으로 기울이면 먹는 소리를 낸다. 제품 사용 연령은 5세 이상이지만 아이 혼자 가지고 놀기 위해서는 7세 이상이 적합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만 5세인 둘째 아이는 다이소에서 샀던 강아지 로봇 장난감과 마찬가지로 몇 번 가지고 놀더니 금세 흥미를 잃었다. 강아지 장난감 가격의 몇 배인데 이렇게 금방 싫증을 느끼다니. ㅠㅠ


마지막으로 해치멀이 부리로 알을 깰 때는 플라스틱 알 파편이 튈 수 있으므로 아이들이 제품에 얼굴을 가까이 대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또한 부화 후 남은 알은 더 재사용이 불가하기 때문에 바로 폐기해야 한다. 플라스틱 알 내부는 해치멀이 쉽게 깨고 나올 수 있도록 조각나 있어 쉽게 부서지기 때문이다.


*해당 기사는 관련 업체로부터 어떤 혜택이나 대가를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작성했습니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저작권자 © 올리브노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