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우리 아이의 우산, 어떤 것 사줘야 하나요?"
한 지역 육아 카페에 올라온 질문이다. 이 질문 밑에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줄지어 댓글을 달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캐릭터 우산을 사주자니 똑같은 우산이 많아 걱정이라는 의견과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수십 가지 디자인의 우산 중에 어떤 우산이 아이의 안전에 가장 좋은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비 오는 날은 맑은 날에 비해 교통사고 위험이 훨씬 높다. 특히 어린이는 비 오는 날 위험하다. 운전자 입장에선 어른보다 훨씬 키가 작은 아이가 눈에 잘 띄지 않고, 우산을 쓰고 있는 아이는 우산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문제다.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이 발표한(2017년판 교통사고 통계분석) 12세 이하 어린이의 이동수단별 교통사고 비율에 따르면 보행 중 교통사고가 자동차, 자전거, 이륜차 승차 중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빗길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아이들은 어떤 우산을 쓰는 것이 좋을까?
어린이 우산은 너무 무겁거나 크지 않고 시야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투명우산이 좋다. 유명 캐릭터가 그려져 가격만 비싼 우산보다 훨씬 안전한데 가격이 저렴하기까지 하다. 투명우산이 밋밋해 아쉽다면 색색의 매직으로 그림을 그려 자신만의 우산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여기에 한 가지 꿀팁을 더 소개하자면,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현대모비스와 함께 비 오는 날 어린이들이 시야를 확보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도록 '투명우산 나눔 활동' 캠페인을 하고 있다. 4월부터 9월까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캠페인 기간에 투명우산이 필요한 사연을 적어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우산을 선물 받을 수 있다. 이달 캠페인은 오는 15일에 마감된다.
물론 투명우산 하나로 모든 위험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가 교통사고 위험을 피할 가능성이 커지고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부모는 자녀가 투명우산을 사용하도록 지도함과 동시에 비가 올 때 안전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투명우산을 써 시야가 넓게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우산을 숙이거나 내려쓰면 시야가 가려져 자동차 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비 오는 날 길을 걸을 땐 우산을 올려 쓰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밝은색의 옷과 신발을 착용해 운전자가 아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비가 오는 날엔 차의 제동거리가 길어지므로 아이가 무단 횡단을 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보행 신호가 켜졌더라도 차가 멈춘 것을 확인하고 건널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바람직하다. 횡단보도 앞에서 대기 시 가까이 서 있을 경우 자동차가 우산을 칠 수 있으므로 뒤로 1~2보 떨어져 대기하게 하는 것이 좋다.
보도가 없는 이면도로는 오토바이나 자전거, 자동차 등이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므로 다른 차량들의 움직임을 잘 살피며 걸을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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