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 엄마..
오늘은 엄마에 대해 이야기를 써보려 해요.
저를 알고 있는 분은 없겠지만, 알겠더라도 모른 척 지나쳐 주길 바라요.
글들이 나와 같아, 아직은 나를 알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를 보여주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으니
엄마..
저도 엄마입니다.
우리 엄마도 엄마였구.
아직 잘 모르겠어요. 엄마라는 사람은 어때야 하는지요.
우리 엄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각해보면 간단한 문제일 수 있는데
엄마가 어떤 사람인 지 제대로 보지 못한 건 저의 잘못이 큰 거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저를 너무 사랑합니다. 글쎄요 제가 이 아이들에게 이런 말로는 다 표현하기 힘든..이런 사랑을 받을 만큼 나는 아이들에게 잘해주고 있는가? 충분한 사랑을 주고 있는가? 를 생각해보면
이건 정말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특혜 같기도 해요..
전 사람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을 보고는 참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내가 살면서, 한 사람에 대해 이렇게나 이해하려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 같아서,,
둘째를 낳고 또 한 번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다시 한번 사람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요.
그런데.. 난 얼마나 우리 엄마에 대해 이해하려 했을까요.. 난 얼마나 우리 엄마를 가슴 깊이 이해해보려 했을까 생각해보면,, 그러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그저 전 크기에 바빴나 봅니다.
아픈 엄마가 걱정되어 옆에서 지키고 잠들었다가 다음날 엄마는 괜찮아졌는데, 저는 감기에 옮아 며칠 더 아팠던 기억은 있습니다. 그건 제가 크기에 덜 바쁠 때였나 봅니다.
우리 엄마는 초등학교 졸업 후에 가족을 위해 아마도 생계에 뛰어들었을 겁니다. 전 이 사실을 대학교에 간 후에야 알게 되었어요. 우리 엄마는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며, 수학 문제집을 잡고 미간을 찌푸린 채 문제를 풀고 또 풀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냈죠.
엄마가 저에게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었어요. 그저 그 상황을 함께 겪으며 제가 자연스레 알게 된 일입니다. 그제서야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 학력을 적는 칸에 엄마가 고등학교 졸업이라 쓰라하며 붙였던 "그냥"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 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라는 자연스러운 이 과정이 엄마에게는 자연스럽지 않은 일 일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어요. 물론 학력으로 누군가를 낮게 본 적도 높게 본 적도 없었습니다.
영어 공부를 하며 단어를 외우는 우리 엄마를 보면서 지난 가족 저녁 자리 식탁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왜 그날따라 우리 엄마만 혼자인 것처럼 보였는지 또 몇 년이 지난 후에야 알 거 같았습니다.
난 왜 당연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파벳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러고 보면 내가 느끼는 이상한 순간들은 그냥 허투루 넘어가지를 않네요.
지금 이 순간도 우리 엄마는 잘 지내고 계실까요?
걱정될 때도 많습니다. 엄마의 엄마는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셨어요. 요양원에서 뵐 때마다 꽃분홍 저고리 이야기를 하며 곱게도 노래를 부르시던 엄마의 엄마.. 엄마의 엄마는 엄마에게 많은 사랑을 주셨을까요..
우리 엄마는 엄마도 없는데, 엄마가 보고 싶을 땐 어떻게 할까요..
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엄마가 되려 노력합니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서도 " 아.. 이 엄마가 세상 젤 편한 사람이네 "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오늘은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생각하면 짠 한 우리 엄마, 그런데 생각보다 강한 우리 엄마
아직 모르겠는 것도 많은 우리 엄마
그냥 엄마가 있어서 다행인 날. 엄마에 대해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