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발붙이며 살 수 있게 잡아주는 꼬마 인간들..
코로나
냄새가 사라진 계절을 지나고 있다.
향기보다는 냄새가 왜 더 어울릴까
이건,,,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보다는
일상에 진하게 남아있는 냄새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또 다시 돌아온 주말에
아무 신발, 아무 옷, 아무 머리스타일로
아무 일도 없이 나가는 산책길
집 앞 익숙한 산책로 냄새도 사라졌고
매일 돌아오는 아침이어도
4계절마다 계절바뀌는 냄새에
아침 출근길이 달라지곤 했는데
졸린 내 머리를 깨워주는 아침 출근길 냄새도 사라졌다.
비가 오면 나는 비냄새도
벚꽃날리는 봄날 꽃냄새도
코끝은 시리지만 왠지 상쾌한 겨울 추위냄새도
선선해지면 테라스에 앉아 노닥거리게 만드는 저녁냄새도
꽃이 지고 온 세상이 다시 초록으로 물들때쯤 나는 쨍한 더위 냄새도
사라졌다.
그래서 이렇게 시간이 느리게 가는걸까?
냄새를 못 맡으면 맛도 잘 못 느끼는 거 처럼,
봄도,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그냥... 아무 냄새 없이 시간이 지나간다.
아... 마스크 벗고 계절 냄새 맡으며 살게 되는 날이 언젠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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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런 생각을 한다.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이 꼬마 인간들이 나를 붙잡아 주고 있구나 라는 생각
가끔 멍하니 흘려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모랄까,,, 나 혼자 딴 세상에 살고 있는 거 같을 때
나 혼자 혼란스러울 때
나 혼자.. 그냥 사는 게 몰까 라는 생각이 들 때
우리 아이들을 보면, 현실 감각이 돌아오곤 한다.
나 혼자 스르륵 풍선처럼 두둥실 떠다닐 때
우리 아이들은 자신들은 모르겠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너무도 힘도 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어 나를 잡아 끌어내린다.
그러고 나면,, 다시 내 삶을 사는 것 같다. 이 땅에 두 발을 붙이고 사는 것만 같다.
그래서 한없이 사랑스럽고 사랑받고 사랑하며 사랑주며 살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