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손흥민을 떠나보내며
축구에 입덕했던 날.
경기를 보며 튀어나온 말은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였다.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떠올랐던 이 생각은
나태해진 나, 쪼그라든 나, 염세적인 나의 모습이 튀어나올 때마다
원점으로 돌아오더라도 올바른 방향을 찾아 다시 나아갈 수 있도록
내가 나를 타이르고 다독이는 마법의 문장이 되었다.
매경기마다 전력을 다해 뛰는 선수들처럼
나도 나의 필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마음먹게 했던
손흥민 선수와 토트넘의 수많은 경기들
한국선수라서 마냥 자랑스러웠던 단계를 넘어
어느새 선수 자체가 토트넘의 자부심이 된 그야말로 손흥민의 시대
매디슨 선수의 말처럼
손흥민이 토트넘이었고 토트넘이 손흥민 그 자체였던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 팀에 손흥민 있어’ ‘우리 주장이 손흥민이야’라는 말에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기에
한국팬들은 유럽축구를 우리 집 앞마당에서 열리는 축제처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푸스카스상, 득점왕, 유로파 우승처럼 거대한 업적 외에도
신들린듯한 스텝오버, 손흥민존에서 감아차기, 코너킥에서 한 번에 골 넣기 등등등
우울하거나 무기력할 때 찾아보면 고속충전될 명장면이 지금도 가득하다.
쏘니의 유산이 되어버린 토트넘은
미우나 고우나 나의 EPL 최애팀으로 남을 것 같고
유럽축구처럼 다른 리그를 챙겨볼 수 있을지는 아직은 모르겠지만
일 년 남은 월드컵은 응원할 수밖에 없을 축덕 1인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낭만 · 열정 · 꿈으로 가득한 축구 덕분에
앞으로도 즐겁고 신나고 웃을 일이 많기를 바라면서
손흥민 선수의 새로운 도전과
행복축구를 응원하는 것 아닐까
"시대 끝난 거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는 선수의 당찬 포부 덕분에
헛헛하고 무기력할뻔한 마음에 불티가 다시 살아났다.
우승컵을 들었다는 성취감에 빠져있지 않고, 이제는 월드컵에 집중할 때라며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는 선수를 응원하는 팬에게 특권이 있다면,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라고 다짐할 수 있는 계기가 수도 없이 많이 생긴다는 것.
하루도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선수의 팬이기에 얻을 수 있는 순도 100%의 꿈을 향한 에너지.
그 힘을 받아 우리는 각자의 경기장에서 오늘도 온 힘을 다해 뛰고 결과를 만들어 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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