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기다려준 기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초록불이 켜진 보행자 신호등을 발견했다.
나는 횡단보도를 뛰듯이 건너고 나란히 있던 버스는 스쳐 지나가는 상황.
뛰는 것도 걷는 것도 아닌 애매한 속도로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앞서가던 버스가 멈춰서있었다.
신호에 걸린 것도 아닌데 기다려줬다.
기사님께 감사 인사를 꾸벅 안할 수 없지.
자리에 앉아 되새겨보니 고마움이 더 커졌다.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성공할 것 같은 것만 하고, 돌다리를 두 번 세 번 두드리며 안전지대 안에서만 적당히 쏟는 노력.
혹시라도 초 칠까봐 비밀로 가져가고,
행여나 실패할까봐 뛰어보지도 않는 결정.
조금만 열심히 달렸다면 잡았을지도.
놓쳤더라도 다음 차를 기다리면 됐을지도 모를 수많은 기회들.
버스 이미 떠난 뒤에는 후회해봤자 소용없다지.
엉거주춤 달려오는 사람을 기다려준 버스기사님처럼,
묵묵히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는 것은 전력질주하는 모습이 아닐지도.
아주 작은 용기, 아주 작은 시도 그 자체일지도.
<<오늘의 교훈>>
1. 버스가 쌩하고 가버릴 거란 생각에 뛰는 것을 포기하지 말 것!
2. 행여나 버스를 놓쳤더라도 생각한 것만큼 민망할 상황은 일어나지 않으니 지레 겁먹지 말 것!
어차피 정류장엔 사람이 없거나, 있더라도 휴대폰 보느라 정신없다. 자의식 과잉은 넣어두자.
3. 그럼에도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언제나 정류장엔 다음 버스가 온다는 사실도 잊지 말기!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