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운다.
배관을 타고 흐르는 빗물 소리로
고인 물을 거칠게 튕기는 바퀴 소리로
바퀴를 굴리는 늙은 엔진 소리로
곧 타들어갈 마지막 기름 소리로
서서히 느려지는 숨 소리로
밤이 우는 소리에
자꾸 흔들리는 공기가
윽박지른다.
거 우는소리 좀 작작하라고!
우는소리가 아니라오.
그럼 무슨 소리오?
애쓰는 소리오.
사는 소리오.
밤이 마지막 기름을 태운다.
곧 꺼질 소리오. 하지만
날이 밝을 터이니
좀 더 울어보겠소.
여울마루는 경계에 서서 진실과 삶의 내밀한 모습을 바라보며, 인간의 정체성과 미지의 시간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묻는 이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