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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프링버드 Nov 16. 2024

셰익스피어: 소네트 116



116


진실한 마음의 결혼에 나 장해물 되지 않기를.

변할 때면 변하는 사랑도,

임 떠나가면 떠나가는 마음도

사랑이 아니므로.

아, 아니어라, 사랑은 영원한 붙박이 표시,

태풍을 보고도 흔들리지 않는 법.

사랑은 방황하는 배들의 북극성,

그 높이 측정할 수 있어도 그 가치는 무한대.

장밋빛 입술과 뺨, 굽은 낫의 원 안에 갇힐지라도

사랑은 시간의 노리개 아니어라.

사랑은 시간 가고 세월 흘러도 변하지 않고

최후의 심판 때까지 살아남느니.

   이 생각 잘못이고 내가 그 잘못 범했음이 입증된다면

   나 결코 시인 아니었고, 지금껏 사랑한 사람도 없었어라.


- 박우수 옮김



116


진실한 사람들의 결혼에

장해를 용납하지 않으리라.

변화가 생길 때 변하고

변심자와 같이 변심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로다.

아, 아니로다!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는 지표라,

폭풍을 겪고 동요를 모르는.

사랑은 모든 방황하는 배의 북두성이로다,

그 고도는 측량할 수 있어도 그 진가는 알 수 없는.

사랑은 세월의 놀림감은 아니라

장미빛 입술과 뺨은 세월에 희생이 되더라도,

사랑은 짧은 시일에 변치 않고

심판일까지 견디어 나가느니라.

   이것이 틀린 생각이요 그렇게 증명된다면,

   나는 글을 쓰잖으리라, 인간은 결코 사랑하잖았으리라.


- 피천득 옮김




https://www.youtube.com/watch?v=vxKRaOO3dM4



결혼을 노래하는 셰익스피어의 이 시는 여러 곳에서 애송되고 있네요. 셰익스피어를 영화에도, 소설에도 즐겨 인용하는 영어권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그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가 느껴집니다. 사랑받는 셰익스피어예요. 문득 우리에겐 누가 그렇게 사랑받고 있나 생각해 봤습니다. 윤동주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언제나 풋풋하고 깨끗한 청년으로. 


제인 오스틴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성과 감성>에서 아름다운 두 남녀가 이 시를 같이 읊습니다. 전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안 봤어요. 그런데 한번 봐야겠는걸요. 두 사람은 시의 6행 tempests,  태풍(을 보고도 흔들리지 않는 법)에서 잠깐 허둥댑니다. 둘의 사랑이 흔들리게 될 거란 전조겠지요^^

 

어떤 사람이 시인일까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물었던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는 시를 쓰지 않지만 그럼에도 시인일 테고 "사랑은 변하는 거"라고 답했던 이영애는 절대 시인이 될 수 없겠습니다! 



116


Let me not to the marriage of true minds

Admit impediments. Love is not love

Which alters when it alteration finds,

Or bends with the remover to remove.

O no, it is an ever-fixed mark

That looks on tempests and is never shaken;

It is the star to every wand'ring bark,

Whose worth's unknown, although his height be taken.

Love's not time's fool, though rosy lips and cheeks

Within his bending sickle's compass come.

Love alters not with his brief hours and weeks,

But bears it out even to the edge of doom.

   If this be error, and upon me proved,

   I never writ, nor no man ever loved.




주디 덴치의 멋진 낭송을 들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Wzbro1tDuuA



더 멋진 로렌스 올리비에입니다. 너무 오래전 배우라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려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UzgbWOQeC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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