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1

by 이상훈


지금부터 내가 쓰는 이 이야기는 실제 내가 경험한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실존 인물이다. 시간이 조금 지난 일이라 약간의 감정의 과장은 있을 수 있으나 사건의 과장은 없음을 밝히고 시작한다.

요즘 나는 마음먹고 글이란 것을 써 본 적이 없었고, 감정 과다로 쓴 시도 없었고, 심지어 일기마저 쓰지 않고 있다. 이런 나를 보면서, 나를 돌아보는 일에 상당히 무뎌져 가고 있음을 나 스스로 눈치채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이라는 것을 잊혀지게 두고 싶지 않아서이다.


이 이야기의 실타래는 2013년 연말 회식에서부터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사랑하는 이 선생님….”

누군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마포 갈비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골 분위기가 여전히 났다. 난 주저앉아서 먹는 식당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이 식당이 조금 불편했고, 옷에 배는 고기 냄새는 많이 불편했다.

“사랑하는 이상훈 선생님….”

“아, 네 교감선생님.”

갑자기 교감선생님이 매우 친근하게 부르신다. 물론 같은 국어과라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그래도 친한 편이니 나를 그렇게 불렀나 보다.

내 옆에는 어느새 내가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교장 신부님도 와 계셨다.

“이번에 박물관을 만들고자 하는데…. 교장 신부님. 이상훈 선생님에게 맡기시죠.”

대뜸 하시는 말씀에 ‘박물관’이라는 단어 말고는 내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갑자기 ‘박물관’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들렸다.

‘학교에 왜 박물관을 지으려는 거지?’ 나는 도대체 무슨 말들이 오가는지 몰랐다. 앞에 고기가 타고 있었다.

“그래, 상훈이가 한번 맡아 봐라.”

교장 신부님은 친근함의 표현을 이름을 격 없이 부르는 것으로 표현하셨는데, 나는 그런 모습이 약간은 불편하기도 또 약간은 편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물관’이라는 단어는 타고 있는 고기처럼 거북스러웠다.

교장 신부님이 오시고 학교에 다양한 시도와 변화가 있다는 것이 느껴지긴 했다. 그러나 박물관은 다른 게 아닌가? 나는 국어 전공의 교사이고 박물관과 나는 아무 관련이 없다. 난 박씨도 아니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뜬금없는 ‘박물관’이라는 말이 나를 어떤 곳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아, 네…. 박물관이요? 자료가 있나요?” 이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어차피 박물관 자료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거니까.


2013년 올해 담임교사에서 빠져서 모처럼 하고 싶은 일을 실컷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게 잘못이었다.

어차피 나의 삶이란 미션과 미션 해결의 반복이었으니 말이다. 어쩐지 최근 들어 나의 삶이 너무 잔잔하다 싶었다. 그러나 또 다른 미션이 주어졌으나 이상하게도 전혀 설레지 않았다. 왜냐하면 난 늘 자신 있는 미션들만을 선택하고 도전했으며, 그 미션 해결에 대해 상당히 자부심이 있었고 덕분에 자존감은 높아질 대로 높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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