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반려견이 아플 때

죄인이 된 것만 같았다

by 라즈베리맛젤리






오랜만에 엄마와 통화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의 끝에는 가족의 안부, 우리 강아지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중에서도 마당에서 크고 있는 대형견, 진돗개의 이야기.

이 아이는 우리와 함께한 지 7년째를 지나고 있는 중이다



2년 전, 이 아이가 아프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발견했다.

급작스러운 발작..

수의사님의 말에 의하면, 뇌에 문제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치료보다는

약으로 연명을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왜 우리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걸까...'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 아이를 책임지고 있는 부모님은 여전히 이 아이의 발작을 마주하고 있었고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요즘엔 더욱더 발작이 잦아졌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현재 외국에 거주 중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전적으로 돌보고 계신다)


너무 힘들었던 엄마는, 수의사님께 아이가 발작하는 게 너무 아파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아이는 발작할 때는 오히려 기억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현실적인 위로를 해주셨다.

기억을 못 한다니... 위안이 되면서도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다.

아이가 발작을 하는 날이 잦아질수록, 엄마와의 통화에서 나 또한 우는 날이 자연스레 많아졌다.




엄마에게는,

우리가 이 아이를 잘 보살펴주는 게 아이에게도 큰 행복일 거라고 말했지만.

전화를 끊고 나면, 과연 정말 이 아이도 그렇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아이에 대한

죄책감은 항상 마음에 큰 돌덩어리처럼 무거웠다.

'사랑을 더 주지 못했던 탓 일가, 먹는 사료가 아쉬웠던 걸까

하루에 2번의 산책도 너무 적었던 걸까, 다른 주인에게 갔어도 아팠을까..'

미안함뿐이었다.



이러한 미안함에

아이를 보는 게 마음 아플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


아이를 볼 수 있는 날에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 이뻐해 주고 산책해주며,

아이에게 또 하루의 삶을 만들어주는 것

이게 내가 이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엄마와의 통화에서도 이 아이의 이야기로 울어버리고 말았다.

또 다시 미안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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