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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서 Jul 29. 2024

스모어(S‘more)

토피노(TOFINO, BC, Canada)




여행에서 만난 바닷가의 저녁은 모닥불만큼이나 비일상적이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는 불꽃 너머엔 새로 눈 맞춘 풍경들이 조금 물러나고, 다시 낯선 결의 풍경이 내린다. 개를 데리고 여행을 하는 것이 그리 드문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그들은 근처에 사는 사람들일 것 같다. 여행지에서 만난 타인의 일상은 더욱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스모어(S'more)

 

캠프파이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캐나다와 미국의 전통적인(?) 쿠키인 스모어(S'more)는 두 개의 통밀 크래커(graham cracker) 사이에 구운 마시멜로와 초컬릿을 넣어 샌드위치처럼 만든 것이다. 명칭의 어원은 some more라고 한다. 너무 맛있어서 한 개만으론 만족할 수 없어서 '더 주세요'라고 말하게 된다는 의미다. 흔한 재료들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지만 평소엔 만들어 먹지 않는 이유는, 스모어는 마치 '제철 음식'처럼 '휴가철 음식'이기 때문이다. 스모어의 달콤한 불향 속엔, 집을 떠나 도착한 낯선 곳에서 함께 불을 피우고 모여 앉아 마시멜로가 구워지는 동안 원형의 언어를 나눈 사람들과의 시간이 들어있다.





어쩌면 여행이란, 낯선 풍경에 감탄하다가 너무나 익숙해서 무심했던 나의 풍경을 새삼 뒤돌아보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온갖 구박에도 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허술한 나의 일상이 문득, 안쓰러워 돌아갈 집을 떠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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