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하지만 그것들을 잃어진 이름으로 부르진 않겠어요. 단지 나와의 인연이 다 했을 뿐 다른 세상 어디선가 행복하겠지요, 내가 모르는 시간들로. 그리고, 끝내 지켜지지 못한 약속의 안부를 습관처럼 혼자 묻곤 할 나도 여기서 잘 지낼 거예요, 당신이 모르는 시간들로. 언젠가 제가 이런 말 한 적 있던가요. 잘 지내지 말아요 나 없이는. 그랬다면 미안해요. 이제 다시 인사하고 싶어요. 잘 지내요 나 없이도. 어느 날 혹시, 버려진 씨앗처럼 아프게 남아있는 하지 않은 말, 새 잎 되어 돋아나고 우연히 들린 먼 길 돌아온 바람이 세월을 뒤질 때, 한 번쯤 기억날지도 모르겠어요.
사랑
그리움
꿈
이라 불러야 하는 줄 알았던 다만 쓸쓸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