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자세
2022년 임인년도 일주일이 지났다. 더 어렸을 때는 새해가 되기도 전에 신년 계획이며 버킷리스트를 잔뜩 쓰고 예쁜 다이어리를 준비하며 호들갑을 떨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새해는 그냥 새해다. 왜 새로운 해가 되었는데 막 신나지 않고, 할 건 많은데 의욕이 안 올라올까 싶었는데, 최근에 친해진 동생이 이렇게 말하더라.
"새해라서 부담스러워서."
너무 귀여운 대답이었는데, 맞는 것 같다. 새해라서 무언가를 거창하게 시작하고 해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부담스럽다.
그래도 새해를 맞아 10년 정도 사회생활을 해보고 느낀 점 한가지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썼다.
그것은 바로! 과거의 나는 믿어주고, 미래의 나는 너무 믿지 말 것!
과거의 나의 결정, 선택에 대해 너무 자책하거나 의심하지 말고 믿어주고, 미래의 나를 너무 믿어서 지금 해야 할 것들을 놓아버리지 말자는 뜻이다. 지나고 보니 이는 일이나 사람 관계에도 두루 통하는 기준이었다. 아직은 삶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고민도 많은 동생들에게 관련해서 두 가지 정도 얘기를 해주고 싶다.
1. '과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지금'에 충실할 것.
과거에 헤어진 연인, 또는 멀어진 관계, 버린 무언가, 그만둔 회사까지도. 내가 과거에 한 결정과 선택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지나고 나면 나쁜 기억은 희미해지고 좋은 기억만 남아서 과거의 내가 잘못 결정한 것은 아닐까 하는 후회와 의심이 들 수 있지만, 과거의 나를 믿어주자. 그래야 지금에 충실할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진짜 실수한 게 있다면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역시나 지금의 나로서 충실하면 된다.
2. '미래'의 나를 과대평가하지 마라. '지금' 정리하고, 기록할 것.
'지금은 정신없으니까, 귀찮으니까 좀 나중에 해야지.' 하며 미뤄둔 것들을 미래의 나는 절대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일상생활도 그렇고,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을 못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책상 위며, 컴퓨터 바탕화면까지 정리가 안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다 찾을 수 있겠지.' 하며 방치해놓은 문서, 파일들은 제대로 된 제목도 없이 쌓여가고, 미래의 나는 그게 무슨 자료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시간이 엄청나게 걸리는 게 아니면 간단한 것들은 지금 바로 정리하고, 처리해놓고, 기록해둬야 한다.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미래의 나에게 다 미뤄버려서, 사소한 일들이 눈덩이같이 불어서 돌아오지 않도록 하자. 미래의 내가 갑자기 엄청나게 대단해져서 지금 못하는 일을 순식간에 해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우리가 생각하는 대단한 사람들도 사소한 '지금'들을 충실하게 쌓아온 사람들이다.
자, 이제 새해에 대한 부담은 조금 내려놓고, 작은 것들이라도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면 어떨까. 그렇게 충실하게 채운 '지금'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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