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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르만 Dec 30. 2023

너와 겨울에 꼭 Wien에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시 많은 장미, 이젠 꽃피울 수 있기를.

*날짜가 적혀 있지 않으나 독일 체류 중에 쓴 편지로 보임.(94년 7월 또는 8월)


Liebe 동생아.


무더운 여름, 잘 지내고 있는지. 지금 이 편지는 音樂, 바로크, 문화, 숲, 그리고 歷史의 도시라 불리는 Wien에서 쓰고 있다. wien을 形容하는 말들도 수없이 많지만 파리정도로 화려하지 않고 차분한 느낌을 받게 한다. 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너에게 잘 알겠지만 옛적 신성로마제국으로부터 오스트리아 헝가리제국 시대까지의 640년간 유럽의 다민족 국가를 통일하여 왔던 오스트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영토는 줄어들고 독일과도 합병되지 않은 채 小國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하지만 그 당시의 화려한 영화를 누렸던 흔적은 지금까지 면면히 전해져 내려와 여름이면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전’은 ‘비인 그 이름만으로 가슴을 들끓게 만드는 이름, 비인’이라고 찬탄했지만, 나 역시 직접 그 모습을 대하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오후의 이곳 기온은 20도 전후. 비도 적게 내리며 건조하여 지내기 편한 날씨인 것 같다. 해가 지는 시간은 (이곳 유럽도 모두) 밤 9-10시 사이라 여행자들은 윈의 하루를 마음껏 즐기는 것 같다. 어젠 Salzburg으로부터 야간열차를 기다렸다. 이곳에 도착한 것이 새벽 6시 30분이었기 때문에 거진 잠을 자지 못했다. 몸도 피로하고 의식은 불투명했지만 윈의 매력에 끌려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너와 겨울에 꼭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하건대 유럽 여행을 위해선 세계사를 어느 정도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깊게 절감하였다. 역사도인 너인 만큼 다음 여행땐 よろしく! 


또 편지하마. 언제나 너를 보고 싶어 하는 언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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