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을 걷다.
10월이 마무리되어갈 즈음, 올해 첫 단풍 구경을 다녀왔다. 남한산성. 지금 가장 핫한 곳 중 하나이다. 이번 작전은 빨리 치고 빠지기.
아침 8시 전에 차를 주차하고, 김밥 한 줄로 급하게 배를 채운 뒤, 카메라를 챙기고 일단 걸었다. 야경 포인트로 유명한 서문 전망대부터 발길 닫는 데로 무작정 걸었다.
남한산성이 이번 처음은 아니다. 항상 야경을 찍기 위해 왔던 곳인데, 매번 포인트는 서문 전망대였다. 이렇게 무작정 걷는 것이 생각해보니 오늘이 처음인 것이다.
단풍, 절제된 화려함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다. 정말 예쁘게.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이 기분을 더욱더 만끽하고 싶어서 감성이란 양념을 쳤다. 바로 음악이다. 노래는 요즘 푹 빠진 쇼미 더 머니 777에서 팔로알토, 코쿤팀에서 만든 'Good Day'라는 곡을 선곡했다. 진한 아메리카노와 달달한 크리스피 도넛처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화려한 색을 뽐내는 단풍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너무 따뜻했다. 그리고 기분 나쁘지 않은 즐기고 싶은 눈부심이었다. 그래서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서 뷰파인더로 다시 바라보면서 셔터를 눌렀다. 이 순간을 나는 너무 좋아한다. 그냥 나만을 위한 시간이고,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 집중의 시간이 나에겐 휴식과 같은 것이다.
낮이 되어 해가 중천으로 떠오르면 별거 아닐 것 같은 모습들이 아침시간에는 왜 이렇게 이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나의 취미인 사진 생활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요구하지만, 이런 장면을 만나고 그 모습을 담을 때면 정말 잘 선택한 취미라는 생각이 든다. 특정 시간대에 만날 수 있는 장면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다.
단풍을 정말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고 싶다면 이른 아침에 부지런해져 보자. 그러면 그에 대한 충분한 보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촬영 정보
1. 카메라 : 소니 A7RIII
2. 렌즈 : SEL24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