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주말 풍경

주제 에세이 #2. 주말

by 어슬


지난 주말의 일이다.


3일간의 명절 연휴를 오롯이 가족에 할애하고 나니, 내게는 하루의 시간만이 남았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부터 오만 감정이 밀려든다.


몸은 천근만근, 피로감에 일어나 앉기조차 싫다. 그런 와중에 밀린 집안일과, 미뤄둔 글쓰기가 뒤통수를 찌른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내일 아침이면 또다시 지겨운 출근을 해야 한다 생각하니 짜증이 솟는다. 이래저래 머릿속만 복잡하고, 생각이 많아질수록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 진다.


몸을 일으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소파에 누워 하루를 보내고 만다. 그렇게 주말 하루가 가버렸다. 짜증이 치솟는다.


우선 주말이 하루뿐인 현실에 화가 난다. 분명 휴일은 나흘이나 있었는데, 내가 온전히 쉴 수 있는 날은 왜 하루뿐인가. 그 후에는 온갖 해야 할 일들이 미워진다. 쉬는 날인데 왜 나는 온갖 집안일에 매여 있어야 하는가. 왜 잡다한 일들을 처리하는 데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그러다가 결국 짜증은 나에게로 돌아온다. 할 일이 이렇게 많은데, 나는 하루 종일 뭘 했나. 나는 왜 이리 게으른가.


후회하고 스스로에게 짜증을 내봤자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주말은 벌써 가버렸다. 이제 자야 할 시간이다.


그렇게 또 한 주가 지났다. 이번 주말이라고 지난 주말과 다르지는 않다. 아침에 눈 뜰 때만 해도 오늘 하루 해야 할 일들이 빼곡히 머릿속에 적혀 있었는데,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드라마만 봤다.


스스로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것도 지겹다. 내일은 또 출근을 해야 한다. 해놓은 게 없다면 최소한 잠이라도 일찍 자자. 주말은 다음 주에도 어김없이 돌아올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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