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파랑 Dec 18. 2024

메모




메모


위대한 인물들 중에는 메모 습관을 가진 이들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은 무려 3,400권의 메모 노트를 남겼고, 그의 발명의 80%가 노트들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력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나는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2,000번의 실험을 했습니다. 그러나 1,999번의 실패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1,999번의 도전을 통해 전구를 발명한 것이지요. 나의 성취 중 우연히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직 열심히 일한 대가일 뿐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링컨 역시 항상 모자 속에 연필과 메모장을 넣고 다녔습니다. 그는 떠오르는 좋은 생각과 말을 기록해 연설에 활용했지요. 음악가 슈베르트는 악상이 떠오르면 옷 위에 음표를 그릴 정도로 즉흥적인 메모를 즐겼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메모광은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였습니다. 그는 관찰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데 탁월했으며, 밥을 먹다가도, 화장실에서도, 심지어 자다가 깨어서도 메모를 남겼습니다. 직접 고안한 기계 모형이나 인체 해부도를 비롯해 방대한 양의 스케치와 메모를 남겼고, 그의 아이디어는 오늘날 자전거, 수상스키, 비행기, 잠수함 등의 발명으로 현실화되었습니다.


다빈치의 메모 습관은 그저 기록을 넘어 위대한 예술을 탄생시켰고, 인류의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그는 <최후의 만찬>을 완성하는 데 10년의 세월을 바쳤습니다. 천재라고 해도,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데에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지요.


미국의 기업인 빌 게이츠는 3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다빈치의 70페이지짜리 노트 한 권을 구입했습니다. 이는 다빈치에 대한 그의 깊은 존경을 나타낸 것이었지요.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역시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일상생활 중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만년필로 메모를 하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나에게 실험실은 그리 거창할 필요가 없었지요. 아이디어를 적어 내려갈 만년필과 필요 없는 메모지를 버릴 휴지통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캐나다 소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작은 수첩에 기록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어느 해 봄, 그녀는 우연히 낡은 수첩 하나를 발견하게 되죠.


‘어떤 농부가 고아원에서 남자아이를 양자로 데려오려 했는데, 잘못되어 여자아이가 오게 되었다.’


짧은 메모가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글귀는 그녀가 어린 시절,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남긴 것이었지요. 이웃집에는 두 남매가 살고 있었고, 그곳에는 어린 조카딸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어린 루시는 그 아이를 바라보며 엉뚱한 상상을 했고, 그것을 수첩에 적어 두었던 것입니다.


짧은 메모는 언젠가 동화로 쓰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고, 그녀는 이 아이디어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한 줄의 메모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빨간 머리 앤>이었지요. 하지만 몽고메리가 완성한 원고는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하고 맙니다.


그 후, 원고는 어두운 다락방 한쪽에 묵혀진 채로 3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몽고메리는 우연히 다락방에서 리본을 찾다가 잊혔던 원고를 발견하게 됩니다. 용기를 되찾은 그녀는 원고를 다시 미국의 출판사에 보내게 되었고, 마침내 1908년 <녹색 지붕 집의 앤>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한 줄의 메모에서 시작된 상상력의 결정체였으며,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고전이 되었습니다.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시절은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개구쟁이로 뛰놀며 자유로움을 만끽한 그였지만,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었지요. 그는 무한한 호기심을 가진 소년이었고, 새로운 일에 마음을 붙이면 그 속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은 일들조차도 그의 눈에는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었으며, 그런 순간들을 꼼꼼히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이 습관은 훗날 그가 작가로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지요.


<남방 우편기>는 그가 우편물을 나르는 비행기 조종사로 일하며 겪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또한, <야간 비행>은 친구와 함께 새로운 항로를 발견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던 모험담을 이야기로 엮어냈습니다. <인간의 대지>는 비행기 사고로 큰 부상을 입은 후, 치료를 받으며 쓴 작품이지요.


그의 글 속에는 하늘을 날며 마주한 광활한 세상과, 그 속에서 느낀 인간의 고독과 희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여행


우리나라 사람들은 숟가락으로 밥을 먹고, 인도 사람들은 손으로 밥을 먹습니다. 인도를 가본 적 없어도 이 정도는 알고 있을 법한 상식이지요. 하지만 ‘왜 손으로 먹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좀 더 깊은 고민을 필요로 합니다.


인도 사람들이 손으로 밥을 먹는 이유는 그들이 손을 신성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손은 기도를 드리고, 사냥을 하는 중요한 도구이자,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몸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손은 그들의 삶 속에서 그저 신체 일부를 넘어, 신성함과 연결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참된 지식을 얻는 데는 여행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직접 경험한 생생한 지식, 즉 현장에 발을 들여 겪고 느낀 것은 단순한 정보와 차원이 다르지요. 인터넷으로 풍경이나 문화를 간접적으로 알 수는 있지만, 사람들의 정서와 진정한 생활 방식을 느끼려면 그들과 함께 생활해 보아야 합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발로 걸으며 체득한 지식이야말로 진정한 지식입니다.




열정적인 아니타 로딕은 이런 지식을 추구하며 끊임없이 움직였습니다. 모험과 새로운 이야기들이 그녀를 매번 여행으로 이끌었고, 망설임 없이 길을 떠났지요. 대학 시절에는 이스라엘에서 ‘키부츠’라는 집단 농장에서 일하며 그곳의 문화를 몸소 체험했고, 히피들과 함께 떠돌기도 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아니타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파리의 신문 도서관에서 일하기도 했고,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 노동 기구에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타히티, 호주, 남아프리카까지, 그녀는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들을 찾아 끝없이 여행하며 삶을 경험했습니다.


여행은 늘 그녀를 새롭게 북돋아주는 훌륭한 스승이었습니다. 아니타 로딕은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영국의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바디샵을 창립했고, 기업을 통해 공익을 추구하는 새로운 기업 윤리를 제시했습니다. 인권, 반전, 환경 보호 분야에서도 활발한 사회 운동을 펼쳤지요.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업이란 강한 자만 살아남는 정글이라는 낡은 사고방식은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기업은 책임감 있는 사람들이 이끌어 가야 할 공동체입니다. 기업의 가치관이 명확하고, 올바른 이념을 따를 때 비로소 이익이 뒤따를 것입니다.”


이처럼 아니타는 자신의 삶과 철학을 통해, 기업이 이윤 추구를 넘어선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일기


사람은 때론 뒤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을 할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요. 종교 생활도 그러한 내려놓음의 실천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일기를 통해 내려놓음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소중한 일기장 하나를 마련해 보세요. 크기는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수첩이면 좋습니다. 어디서든 간편하게 적을 수 있고, 틈틈이 꺼내어 다시 읽기도 쉬우니까요.


일기는 잠들기 전에만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세요. 언제든 마음이 움직일 때 펜을 들어 노트에 감정을 적어보세요. 일기는 그저 생활 메모나 일정 관리와는 다릅니다. 그것은 내 마음의 목소리를 글로 옮기는 작업이지요.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의 나의 감정입니다.


한 달 동안 매일 한 줄씩이라도 일기를 써 보세요. 그러면 일기가 얼마나 훌륭한 내려놓음의 친구가 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작은 노트 한 권을 준비하고, 내 마음을 적는 일기를 시작해 보세요.


은파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