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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어사리 Jan 18. 2024

처음, 그 마음을 기억해 봅니다.

도시락을 싸며 오픈을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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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사람들만 만나다 보면 스스로를 잊어버리고 자신의 마음을 잃고 주변의 모든 행동이 당연하다는 듯, 이치와 논리에 맞지 않아도 그저 함께 한다는 것에 같이 젖어 들어 버리던 극단적인 스릴러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목표에 몰입하다 보면 자신을 잃어버리고 처음의 마음을 잊는다.


혼자서 장사를 한다는 것은 외딴섬에 살아가는 것만 같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고 슬퍼도 웃으며 지쳐서 지친 기색이 티가 나도 아무렇지 않은 듯 그냥 묵묵히 하루의 장사를 해낸다.


배달어플의 수수료가 6개월이 지나면 꽤 많이 오른다고 한다. 혜택도 많이 줄어들고 매장내부에 손님이 없는 날은 배달만큼 고마운 매출이 또 없다. 그러나 배달만 기대어 매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기본을 잃은 것만 같고 처음의 목적을 놓아버린 것만 같았다.


매출의 틈새 고객을 채우기 위해, 여러 가지 경로와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배달어플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들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 멈추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손님을 찾는 과정은 참으로 다양했지만 배달 어플은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모습과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감나무 아래에서 기다리는 것 역시 스스로의 노력은 필요했지만 지금 처한 상황은 들쭉날쭉 이가 빠진 밥그릇처럼 부족함으로 채워져 있었다.


무엇을 향한 준비일까.

처음 그 마음은 어떤 것이었던가.


가게 근처에 여성전용술집이 생겼다.

사장님은 동네에서 알게 된 동생이다. 문 닫는 시간이 비슷하지만 하루 시간 내어 방문했다.

좋아하는 사케가 있다.

처음 마셔보는 종류지만 술보(술고래)가 그려진 것 같아 친근하고 익숙한 맛이다.

경상도에 살면서 일본선술집들을 다양하게 만났었고 그곳에서 판매하던 다양한 사케들을 쉽게 만났었는데 참 그리웠던 냄새 같은 그런 추억의 술, 사케.

구례, 풋콩에서 한 잔 하던 날

난 처음의 시작을 준비했던 모든 순간들을 추억하며 하루를 보냈다.

글을 쓰면서도... 매일을 다시 안 올 내일이라 생각하며 처음처럼 준비해 본다.

가끔은 당장 내일, 아니 오늘 죽어도 여한 없는 사람처럼 하루를 보낸다.

그래도 잊지는 말자.

처음 그 마음을 기억하자.

주먹밥과 사누끼 우동

새로운 메뉴를 준비하고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본다.

일본 첫 여행, 사누끼 우동을 처음 먹고 가쓰오부시 냄새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들.

지금은 그리워진다.

창원에서 거리를 헤매다가 배고파 찾아 들어간 오니기리 전문점.

별거 없는 주먹보다 커다랗던 오니기리. 오랜만에 통화하는 지인에게서 그때의 시간이 떠오른다.

처음과 처음 그 독특하고 미묘한 경험들.

눈물 날 거만큼 괴롭고 불편하고 힘겨웠지만 매일을 그런 조심스러움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적인 하루일까 불편한 하루일까.


절친과 함께하던 첫 월급날, 함께했던 준마이 다이긴죠 한 병.

사치스러웠던 그날처럼. 특별한 날을 기념하며 처음으로 사케 두 병을 마시고 친구랑 헤벌쭉 웃었던 날들.


처음이라는 것은 행복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그 마음.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시절 행복했던 그날로 돌아가고 싶은 아늑함.

술을 마시며 괴로운 나날들보다 행복하고 즐거웠던 추억으로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

도시락에 함께 나가는 간식도시락

배달보다는 틈새시장을 도시락으로 채워볼까 싶다.

도시락 싸는 건 늘 즐거웠다.

외출을 준비하며 소풍을 준비하며 공부하는 중간에 시간을 아끼고 나만의 맞춤 입맛을 위한 도시락.

특별한 사람과 함께 하는 행복한 시간 속 도시락.

잘할 수 있겠지?



장사라는 것은 매일매일 새로움이며 성실함으로 채찍질하는 일상입니다.

배달어플의 의존도? 불필요한 시간의 기다림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아기자기한 도시락들을 위한 한 구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타깃에 따른 재료와 포장,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닌 신선하고 맛있고 예쁜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도시락을 준비하고 장사를 준비하고 또 다른 일과들을 수행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늦어졌지만 나와의 약속은 꼭 지켰습니다.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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