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때와 일할 때를 구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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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게 일할 것인가
효율적으로 일할 것인가
감기에 걸리고 나니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두 달 안 쉬고 열심히 일했더니 드디어 탈이 났다.
과거 학원강사로 열심히 일했던 때는 해마다 감기라고 느꼈지만 성대결절에 가까운 증상으로 고생했었고 요 근래 들어 코로나 이후부터일까 그 이전에도 그러했던 것 같지만 인후염으로 인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의 감기가 자주 걸린다.
성실함이라는 목적으로 포장된 아집으로 열심히 가게를 운영했었다.
틈틈이 수업을 진행했었고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쁘게 지낸 만큼 쉬는 시간도 필요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가게는 알바에게 맡겨놓고 외부 수업을 나왔다가 마치고 들어가던 중 하늘을 보니 달이 참 밝았다.
편안히 하늘을 보고 마음을 놓았던 적이 언제였을까.
좀 쉬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딱 일주일 지나 심한 몸살에 걸렸다.
처음 며칠은 그냥 버틸만했었는데 이틀정도 지나 이제 괜찮겠지 느끼는 순간부터 걷잡을 수 없이 아파졌다.
월리스 와틀스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를 읽었다.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과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가장 창의적인 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것 등등 당연하고 기본적이지만 늘 쉽게 잊고 지니치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늘 지쳐서 다 하지 못하는 것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과도기의 선택이었다.
정이 들어가고 있다.
요리하는 것에 대한 능숙함 만큼 사람에 대한 정이 깊어진다.
때가 되면 찾아오는 손님들.
쫓기지 않아도 될 터인데 나는 여전히 쫓기고 있다.
잠시만, 아니 처음처럼 다시 쉬어가기로 했다.
명함에 표기해 놓았던 수/목 휴무를 다시 지키기로 했다.
정에 이끌려서 목적에 이끌려서 나를 내몰았던 시간들로부터 잠시 멀어지기로 했다.
잠시 쉬어도 되는데 또다시 나를 내 몰았었다.
억지로 끼워 맞추듯 하루를 살지 말자.
끌려가지 말고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자.
장사도 그렇게 하자.
효율과 쉼이 있는, 나를 내려놓고 다음 주부터 더 열심히 달려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