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의 방황, 생각을 정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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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도 간절했을까.
'자만'이라는 것이 내 마음을 야금야금 잠식했었나.
글태기(글쓰기 권태기)가 온 것은 아니었고 육체적인 휴식이 필요했을 만큼 내 생활은 엉망진창이었다. 육체적 컨디션 조절 실패는 마음마저 피폐하게 만들었고 글 쓰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글 쓸 시간을 만들 틈을 주지 않았다.
사람은 생각한 대로 살아진다.
생각지 않게 갑작스레 걸린 감기 몸살은 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만들었다.
이번에 걸린 감기의 증상은 정말 상상 그 이상, 코로나와 비교될 만큼 아프고 힘들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심지어 축농증과 중이염까지 유발해 가게를 지키는 것마저 힘들게 했다.
가게문을 못 열거나 또는 늦게 열고 일찍 닫기를 반복했다.
늘 불편하지만 거절하지 못했던 손님은 당연히 멀어졌다.
그 손님이 왜 불편했었는지 곰곰이 생각할 기회도 만들어졌다.
사람은 상호작용에 의해 관계를 맺고 친밀감을 쌓아간다.
그런데 이 친밀감이 생기는 과정이 중요한데 어떤 손님은 서로를 존중해 주는 상호관계가 주고받고 가 명확하다. 그중 어떤 손님은 서로를 존중해 주는 상호관계가 평등해 보이지만 항상 자신이 우선시되어야 함을 강력하게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수직적 관계였다. 한마디로 갑과 을, 을은 주인장인 나였다.
감기는 그렇게 1주일, 2주일, 3주일째가 되어서도 여전히 남아있다.
건강관리가 엉망진창이니 당연히 나의 가게는 평소와 많이 다른 패턴으로 운영되었고 의도치 않게 주인장이 갑이 되는 가게가 되어버렸다.
덕분에 손님들이 나를 대하는 자세가 변해버린 것이다.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많아졌다.
매출이 갑자기 급락하는 상황에 여러 가지 에로상황들이 발생했지만 마음은 어느 때보다 여유롭다.
고객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도 변화했고 고객에게 끌려가듯 맞추지 않아도 문만 열면 매출은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의 사실은 또 다른 진실과 계속된 고민을 만들었고 이러한 과정은 사장으로서 성장시키고 있다.
매일을 배움으로 가득하다.
책 속 지식이 아닌 현실정글에서 배우는 삶의 체험현장이다.
매일을 득도하는 것만 같다.
곧 세상초월의 존재가 되려나...... 이러다가 등에서 날개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항생제 없이 버틴 1주일, 항생제와 함께 2주일.
목소리는 여전히 갈라지고 가래는 많이 사라졌고 코는 뻥 뚫렸다.
그 사이 날씨는 봄과 여름이 공존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시간마다 봄과 여름이 바뀐다.
매출이 쉽게 뜨면 봄날이었다가 매출이 급감하거나 시장을 많이 보게 되면 태풍 같은 여름날이 되어버린다.
내 상황과 날씨는 연동되어 있었던가.
진짜 세상초월인가.
생각이 많았던 3주가 지나가고 새로운 한 주를 준비 중이다.
다음 주부터는 바쁘게 살아보려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점심 장사도 다시 시작하고 예전부터 준비하던 디지털노마드생활도 준비하려 한다.
언제든 건강에 따라 흔들리는 일상을 보다 현실적으로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기로 했다.
근데 사람 만나는 건, 때가 되면 나타나는 단골은 그리운 가족처럼 느껴진다.
장사도 버텨야 하고 여력이 있어야만 한다.
버터는 힘을 키우고 싶다.
버텨내는 사장이 되고 싶다.
그래, 버텨내는 사장이 되자.
아팠던 동안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부족했던 것들과 과했던 것들.
진실로 생각해 주는 사람들과 찐 친구 같은 단골을 알게 되었다랄까.
손님인데 손님이 아니었고 손님이 아닌 것 같았는데 그냥 손님이었을 뿐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휴식의 고마움과 필요성도 알았고 성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금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성실함은 버티는 것이라는 진리는 왜 안 변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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