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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as Apr 26. 2023

달리기 예찬

달리기 예찬 


요즘엔 달리기를 하려고 일찍 일어난다. 밖으로 나오는 과정은 늘 힘들긴 한데 오늘은 어젯밤 머리맡에 일어나면 바로 입을 수 있도록 운동복을 잘 개켜두고 잔 덕분에 지진부진 끌지 않고 빨리 나올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얘기하듯 방에서 현관문까지 가는 길이 제일 멀다.


며칠 전에도 썼지만 달리기를 하고 나면 기분이 정말 좋다. 세상에 즐거운 일이 단 하나도 없다 느껴진다면 달리기를 권하고 싶다. 매일의 보장된 행복이 딛는 길마다 넘치도록 있으니.


달리기의 효용은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중에서 제일 좋은 작용은 마음을 고양시켜 준다는 점 같다. 달리기를 하면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하는데 이런 어려운 이름의 물질들이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별로 알고 싶지 않더라도 달리기가 내 몸에 아주 좋은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은 단 한 번만 뛰어봐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풀리지 않는 문제의 답도 찾아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가끔은 내가 미친 게 아닌가 싶은 느낌도 든다.


달리기는 인생의 축약본 같다. 빨리 달리는 것보다 오래 달리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다치지 않도록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힘들 땐 멈추거나 걷기보다는 천천히라도 뛰어야 운동 효과가 있다. 호흡은 옆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시선은 30M 앞을 보고 허리는 꼿꼿이 바른 자세로 달린다. 마지막으로 달리기에선 남과 비교하는 것이 제일 바보 같은 짓이다. 출발점도 목적지도 내가 정하면 된다.


밖으로 나가면 계절과 나란히 정답게 달리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은 저도 모르는 사이 자신이 지나간 길 위로 넘치는 에너지를 흘린다. 그 뒤로는 달콤한 과자를 줍듯 따라가는 내가 있고 또 내 뒤로 누군가 달리고 있겠지. 세상은 어쩌면 서로의 에너지를 공유하며 돌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이 에너지로 하루를 잘 살고 좋은 꿈을 꾸고 내일 다시 이 길 위에 서길. 운동복을 단정하게 개어두고 벌써 내일 아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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