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as May 04. 2023

낯섦의 시작

두통으로 몽롱한 하루를 보냈다. 내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스트레스와 냄새 둘 중에 하나인데 어제는 낮에 먹은 고기가 원인이었던 것 같다. 먹은 것을 다 토하고 타이레놀 네 알을 허겁지겁 먹고 좀 나아져서 저녁엔 산책을 했다. 몽롱한 정신으로 밤거리를 걷고 있자니 대학생 시절 친구들과 실컷 놀고 기숙사로 돌아가던 그때의 밤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첫 독립이었고 모든 것이 설레고 낯설고 두려웠다. 그날은 이후에 겪을 수많은 낯선 순간들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세월이 이렇게나 많이 지났는데 그 시절의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나는 조금도 자라지 않은 걸까. 전혀 그렇지 않은 걸 알지만 내 속엔 항상 스무 살의 내가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는 듯 힘주고 서 있는 것만 같다. 능숙하고 여유로운 어른은 언제 되는 걸까.

작가의 이전글 ‘나도 살고 싶다 보람 있게 살고 싶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