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내 인생 30화

-여자 지수-

by 미스틱

여름이긴 하지만 밑에 지방이라 그런지 마산 통합병원은 찜통이나 다름없었다. 열댓 명 환자가 있는 병실에 두 대 있는 선풍기는 고참들 앞에서 탈탈거리며 돌았다. 그러니 열 명 남짓 쫄따구들은 골판지를 찢어 만든 부채로 찌는 여름을 나야 했다. 지수가 면회를 왔다는 소식에 늦은 오후 면회실로 가는 재수의 이마엔 실내임에도 땀이 줄줄 흘렀다. 자신의 상황을 부모님뿐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재수는 그녀가 자신이 이곳에 있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부터 궁금했다.

면회실에서 본 지수는 몇 달 사이 얼굴도 갸름해지고 피부도 하얘진 것이 무척 예뻐진 데다 사뭇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날씬해진 몸매에 걸맞게 세련된 옷차림이 온몸에서 부잣집 딸 티가 물씬 풍겼다. 재수는 갑자기 다른 여자를 마주한 것 같아 인사도 못하고 머뭇거렸다.

‘뭐야? 내가 왜 이러지?’


재수는 친구를 보는 제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음에 당황했다. 재수의 당황한 눈과 환자복을 입고 있는 재수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지수의 눈이 마주쳤다.

“뭐 하러 여기까지 와? 그리고 여기 있는 건 또 어떻게 알았어?”


혹시나 제 마음을 들켰을까 재수는 괜히 역정을 내듯 물었다. 하지만 지수는 부대로 갔으나 여기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열차를 타고 왔다며 서운한 기색 하나 없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재수는 할 말을 잃고 지수를 빤히 쳐다봤다. 지수의 이마에도 땀이 맺혀 있는 데다 미소를 띠고는 있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에서부터 먼 곳을 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싶어 마음이 짠하다 못해 아프기까지 했다. 그리고 곧바로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또 당황했다.

“재수 씨, 늑막염이라며? 부대에서 들었어. 지금도 아파? 통증도 있고 그래?”

지수는 걱정스런 눈으로 재수의 몸을 살피며 물었다. 재수는 그런 지수의 따뜻한 마음이 고맙고 애틋한 눈길이 고마웠지만, 정음이 떠난 후 절망에 빠져 지냈고, 그 후유증으로 사고를 쳤으며 덕분에 병원 신세를 지게 된 걸 들킨 것 같아 못내 부끄러웠다. 그리고 자신을 살피는 지수의 애틋한 눈길 때문에 당황스런 마음은 계속됐다.


“아냐. 그런 거 없어. 그냥 약 먹고 맨날 누워 놀고. 완전 나이롱환자야. 군 생활 아주 놀고먹는다, 야.”


재수는 태연한 척, 과장된 말을 과장된 표정으로 말했다.

“하여간 센 척은...”


지수는 눈을 곱게 흘긴 후 가져온 냉장팩을 테이블에 올렸다. 재수는 또 마음을 들킨 것 같아 민망했고, 지수가 자신을 다 꿰뚫고 있는 것 같아 또다시 당황스러웠다. 이 여자는 분명 사람 마음을 꿰뚫는 재주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지수가 냉장 팩에서 꺼내 연 찬합은 지난번 보다 더 컸으며 안에는 더 많은 음식이 곱게 담겨 있었다. 더운 여름에 여자 몸으로 혼자 이 무거운 걸 들고 이 먼 곳까지 왔다니. 재수는 갑자기 울컥했다. 그러나 이내 울컥한 자신의 모습이 또 당황스러워 얼른 음식을 집어 먹었다.

“야. 뭘 이렇게 많이 싸와. 무겁게.”


재수는 태연한 척 지수를 부러 쳐다보지도 않고 음식을 열심히 집어먹으며 말했다. 그런 재수를 지수는 예의 빙그레 미소로 바라만 봤다. 지수를 바라보지 않고도 지금 그녀가 자신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재수는 그게 부담스러웠다. 재수는 눈치정도는 채고 있었다. 처음 부대로 면회 왔을 때부터 지수가 자신을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의심을 했고 어느새 확신을 하게 됐었다. 때문에 지금 있는 통합병원으로 후송이 돼서도 일부러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이유가 없었다. 친구에게 굳이 병원 신세를 지게 된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지수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재수는 정수리가 따가웠다.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지수야. 잠깐 기다려. 가서 누구 좀 데려올 게.”

“응? 누구?”“병실에 있는 앤 데 같이 먹으려구.”

“아이, 그냥 재수 씨 다 먹어. 재수 씨 먹이려고 잠도 못 자고 만들었는데..”

이제 병장 3호봉이니 누구 눈치를 볼 짬밥이 아니란 걸 알았는지, 순간, 지수의 얼굴에 서운함이 스치는 걸 재수는 또 보았다.


“이거 음식이 너무 많잖아? 날도 더운데 남기면 다 버려야 하고..”


재수는 지수의 눈길을 피해 많은 음식 핑계를 대고는 얼른 돌아섰다.


잠시 후, 재수네 병실 해병대 박 병장이 지수에게 깍듯이 경례를 했다. 그때까지 빈 테이블에 덩그러니 남아 손 부채질을 하던 지수도 얼른 일어나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음식이 진짜 정갈하네요. 손수 만드신 건가요?”


박 병장은 병장달자 마자 서울말을 익히려 무진장 애를 썼다고 했다. 그런 그를 두고 재수는 촌티 안 내려고 그런 줄만 알았고, 힘든 해병대 생활 중 서울말을 익히려 애쓴다는 사실이 조금 한가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이렇게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제가 먹어도 될까 모르겠네요.”

“아니에요. 어서 드세요.”


지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는 박 병장의 예의에 서운함이 좀 가셨는지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박 병장은 재수 눈치를 한 번 보고 조심스럽게 음식을 입에 넣었다.

“지수야. 이 친구 해병대야. 귀신 잡는 해병대 알지?”


재수는 깍듯한 박 병장이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었고, 지금 부담을 느낀 박 병장을 위해 분위기를 편하게 하고자 실없이 박 병장을 치켜세웠다. 그러자 박 병장은 민망한 듯 웃으며 제 입을 가렸다.

“재수 씨는 공수 훈련도 했잖아?”


어라? 이건 또 무슨 반응이지? 당황의 연속인 날이었다.

“공수 훈련은 해병대도 해.”

“그래? 그럼, 해병대도 특공무술 해?”

지수는 바락바락 따지듯 물었다.


“해병대 일부 부대에서 특공무술을 하지만 저희 부대는 안 했습니다.”


음식을 먹다 말고 이쪽저쪽 눈치를 본 박 병장이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거 봐. 안 하셨다잖아.”

“알았어, 알았어. 너도 좀 먹어.”


그제야 재수는 지수의 표정과 말투에서 해병대 박 병장 앞에서 자신의 기를 살리려는 걸 눈치챘고, 그 모습이 귀여워서 과일을 집어 지수의 입에 넣어줬다. 지수도 제 모습이 민망했는지 피식 웃으며 받아먹었다.

“저기, 해병대 씨. 우리 재수 씨 심심하지 않게 친하게 잘 대해주세요.”


또 우리 재수 씨란다. 잠시 편한 분위기를 만들었나 싶었는데, 재수는 다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넵. 알겠습니다. 노 병장님 부럽습니다. 이렇게 예쁘신 데다 마음까지 고운 분을 애인으로 두셔서..”

아, 씨. 애인 아닌데. 진짜 당황스런 날이었다.


“맛있는 음식 잘 먹었습니다. 그럼, 전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자신과 지수에게 깍듯이 경례를 하고 돌아서는 박 병장을 보고 재수는 군바리라고 다 같은 군바리가 아님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자대의 최 상병이 그랬고, 소대장 김 소위가 그랬다. 어쩌면 정신 똑바로 박힌 근사한 젊은이들을 군대가 눈치 없고 멍청한 바보로 만드는 건 아닌지, 또 군대가 그런 바보가 되라고 강요할지라도 박 병장처럼 끝내 자기를 제대로만 지키면 적어도 바보로 제대하진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수가 늦은 오후에 왔기에 박 병장이 일어서고 난 후 얼마 안 지나 면회시간이 끝났다. 피곤함이 묻어있는 얼굴의 지수를 두어 시간 만에 다시 돌려보내야 하는 재수의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지수는 예의 빙그레 미소를 날리고는 씩씩하게 위병소 밖으로 걸어갔다. 재수는 그 뒷모습을 미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이후 지수는 한 달 동안 두 번이나 더 면회를 왔다. 그때마다 음식으로 정성을 쏟았고 재수의 건강을 살피는 애틋한 눈빛으로 재수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흔들어 놨다. 지수의 마음이 우정 이상임을 확신했기에 이제 문제는 자신의 마음이었다. 지수를 보내고 날 때마다 재수는 제 마음을 읽으려 애썼다. 그렇게 애써 파악한 결과 정음을 그리워했던 마음과 비교해 지수를 향한 자신의 마음은 분명 사랑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정이라고만 할 수도 없었다. 지수의 정성을 단호하게 물리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봐도 그랬다. 어느새 재수에게 지수는 친구라 생각하니 밀어내지 못하고 사랑이라 생각하니 부담이 되는 존재가 돼있었다.

재수에게 문제는 또 있었다. 제대가 네 달도 안 남았는데, 군의관은 도무지 퇴원시킬 기미가 안 보이는 거였다. 아직 뛰거나 운동을 하면 금세 숨이 찰 정도로 회복이 안 된 건 맞지만 침대에 누워있을 만큼의 병세도 아니었다. 어차피 폐와 갈비뼈 사이에 남은 물이 마르는 건 시간이 필요할 뿐 약 먹이는 것 말고 병원에서 달리 처치가 이뤄지는 건 없었다. 재수는 부대 일과 시간 때와 같이 기상과 동시에 국군 도수체조를 하고 조식을 먹은 후 오전 9시부터 연병장 겸 공원을 뛰다 걷다 하며 체력을 돌봤다. 제대 후 어머니에게 비실비실한 환자의 모습을 보일 수 없었기 때문에 재수는 가능한 한 빨리 몸을 원상태로 돌려놔야 하는 절실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불길한 예감, 비켜가지 않는 그 예감이 또 들어서 재수는 군의관과 어렵사리 면담을 잡았다. 언제 퇴원이 가능한지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재수에게 담당 군의관은 재수의 질문이 무척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단이 12개월인데 겨우 입원 2개월 만에 벌써 퇴원 얘기를 하냐는 것이었다. 재수는 치료기간에 관해 맹수부대 군의관에게도, 지금의 군의관에게도 들은 적이 없거니와 아파서 의병 제대했다는 얘긴 들었어도 아파서 군 생활을 더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어이없어하는 재수에게 군의관은 군대에서 얻은 병은 군대에서 낫고 제대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병원이라도 어쨌든 군대는 군대라는 얘기였다. 무엇 하나 자기 맘대로 할 자유도 없고 까라면 까야하는 곳, 더구나 이 무료하고 지겨운 병원에서 1년 가까운 세월을 더 지내라니. 오랜만에 하늘이 다시 노래졌다. 군의관이 그 잔인한 말을 너무 당연한 듯 근엄한 얼굴로 말하기에 재수는 아무 대꾸를 못하고 휘청거리며 군의관 실을 나왔다. 언제나 그랬지만 불길한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었다.

재수는 침대에 누워 지난 군 생활을 돌이켜보았다. 군대란 그런 곳이었다. 허황되고 불합리한 지시나 상황도 법으로 여기고 순응하며 사는 곳. 그런 곳에서 침상 달력에 날짜를 하루하루 지워가며 2년 반 넘게 이 악물고 버텼건만, 기껏 병이나 얻어가지고 제대마저 연기되는 이 상황을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졌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건 뭔가 이상했다. 군의관이 말한 ‘원칙.’ 군대서 얻은 병은 군대에서 낫고 나가야 하는 그런 군법이 과연 있을까? 그 ‘원칙’이란 그저 군의관이 군대 이미지 제고를 위해 꾸며낸 그들만의 관습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아마도 군대 끌려와서 환자의 모습으로 나가는 꼴을 사회에 보여주기 싫어서 말 같지도 않은 원칙을 세우지 않았을까? 재수가 이제까지 보아 온 군대란 늘 그런 식이었다. 고참은 하나님과 동기라는 둥, 고문과 다름없는 얼차려와 무자비한 구타를 군기라는 명목으로 정당화하듯, 허황되고 허술한 관례를 신의 말씀처럼 여기며 법처럼 강요하는 곳이었다. 그러니 장교랍시고 사병을 하찮게 여기는 군의관은 재수가 그 관습을, 자기 말을 법처럼 여기도록 하기 위해 괜히 근엄한 표정으로 내뱉은 저 혼자만의 ‘원칙’ 일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었다. 그간 보아 온 군 간부들 행태에 비추어 보면 충분히 그럴만했다. 뭔가 께름칙한 명령을 내릴 때 더욱 근엄해지는 장교들 얼굴을 떠올리니 확신이 생겼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청년의 최대 관심사인 군 복무 기간을 놓고 땡땡이 보직인 군의관이 감히 육군 병장을 농락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욱해서 제정신이 돌아온 듯했다.


‘그렇지. 내가 육군 말년 병장이지. 전쟁 나면 총도 제대로 못 쏠 군의관 주제에 감히 육군 병장을 농락해? 군의관 너, 하나님과 동기인 육군 병장 맛을 보여주마.’

그날 밤 재수는 퇴원할 계획과 질릴 만큼 집요한 복수의 칼을 갈았다.

그 계획이란 다음 날부터 종일 군의관실 앞에 드러눕는 것이었다. 단, 식사 시간만 빼고. 군의관도 그렇고 본인도 밥은 먹어야 하니까. 군인에게 밥은 군 생활의 목적이니까. 짬밥 먹고 고참이 되는 것이고 짬밥 다 차면 제대하는 거니까. 군의관도 군인이므로 짬밥만큼은 보장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 집요함이란 마주칠 때마다 퇴원시켜 달라고 졸졸 쫓아다니며 조르는 것이었다. 이 얼마나 치밀한 계획이란 말인가. 재수는 스스로 감탄했다.


다음날 아침.

군의관은 군의관실로 들어가다 기겁을 했다. 재수가 문을 딱 가로막고 드러누워 있었다.

“야. 너 여기서 뭐 하냐?”

“퇴원시켜 주시지 말입니다?”

“뭐, 이런 또라이가..”


군의관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재수를 폴짝 뛰어넘어 군의관실로 들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재수는 그가 진료나 화장실 등 기타 이유로 군의관 실을 나올 때까지 그대로 꼼짝없이 드러누워 있었다. 한다면 하는 재수였다. 그러나 군의관도 한 성격 하는 인간이었다. 군의관 실을 나오던 군의관은 한숨을 푹 쉬더니 질 수 없다는 듯 또 폴짝 넘어갔다. 이제 재수는 그를 쫓아갔다. 그가 진료실로 들어가자 진료실까지 따라 들어가 책상 앞에 드러눕고, 질질 끌려 나오면 진료실 문 앞을 딱 막고 드러누워 버텼다. 진료를 보러 온 환자들이 감히 말년 병장 위로 넘어가 진료실을 들어갈 수 없어 진료실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군의관은 더 난감했다. 그러면 군의관은 간호장교들을 동원해 재수를 질질 끌어 문을 텄고, 군의관이 진료실을 나오면 또 쫓아가고, 군의관실로 들어가면 문 앞에 드러누웠다. 또 군의관이 나오면서 폴짝 뛰어 넘어가면 재수는 또 쫓아가 진료실 책상 앞에 드러누웠다가 질질 끌려 나오고, 다시 진료실 문 앞에 드러눕고 군의관은 또 폴짝 넘어가고.. 군의관은 며칠 동안 폴짝폴짝, 수 없이 폴짝댔다.


재수는 첫날 확신했다. 그가 말한 원칙은 군법도 아니고, 그저 관습이거나 군의관 혼자 내세운 원칙이라는 것을. 만약 법이었다면 벌써 명령불복종이나 진료방해로 헌병을 불러 군사법정에 세웠을 것이다.

군의관은 쫓아오는 재수를 피해 종종걸음을 치기도 하고 일부러 계단을 빙빙 돌아다니곤 했다. 그러나 육군 말년 병장의 집요함을 피할 순 없었다. 군의관은 욕을 하거나 질질 끌어내기만 할 뿐 말년 병장을, 게다가 환자 신분인 재수를 어찌하지 못했다. 환자에게 얼차려를 줬다간 본인이야 말로 군사 법정에 설 테니 재수를 피하느라 진땀만 뺄 뿐이었다. 어떨 땐 일부러 당직을 서는 것도 같았다. 야간에 재수도 자야 하니까. 그러나 재수는 그런 날은 잠도 안 자고 같은 방식으로 밤을 새웠다. 재수의 제대 연장 사유가 군법과 무관하며 군의관 개인의 원칙이라 확신이 들자 기싸움에 자신이 붙은 재수의 드러눕기와 쫓아다니기는 날이 갈수록 집요해졌다. 결국 군의관은 2주를 못 견디고 재수에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야. 나가라, 나가. 아우~ 질긴 새끼..”


그렇게 재수는 12개월 진단을 받고 입원 2달 반 만에 병원을 탈출할 수 있었다. 군의관에게 퇴원 명령서를 발부받던 날, 재수는 군의관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휴가 나오시면 연락 한 번 하시지 말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개 같은 내 인생 2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