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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스두어 May 22. 2016

브라질 리우에서 만난 히피 아가씨 알리네

브라질 즐기기#1- 내가 선택한 인생, 지금 바로 후회 없이 살자


브라질 리우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람은 LAPA 지구의 오래된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20대 여성, 알리네.


 "내가 선택한 인생이잖아. 행복이 제일 중요해. 좋아하는 일이라면 지금 당장 해."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건네면서 알리네가 던진 말이다. 처음 본 여행객에서 자신의 아파트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환영해준 알리네. 스트링 아티스트인 알리네의 아파트는 그녀가 한창 작업 중인 피아노에 실타래가 못이 걸려 팽팽하게 이어져 아름다운 컬러 패턴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집안 인테리어는 히피인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집안 곳곳에는 그녀의 스트링 아트 작품이 걸려 있고, 레인보우 국기와 기타, 형형색색 컬러풀한 소품들이 활짝 웃으며 자유롭게 움직이는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배경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항상 다른 세상에 대한 호기심에 가득했던 알리네는 24세에 유럽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이 세상이 정말로 호의로 가득하다면 돈 한 푼 없이도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세상은 정말 좋은 사람이 많을 거야라는 믿음을 가지고 훌쩍 떠난다. 단 하나의 준비라면 여행길에 미약하나마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제공하기 위해 스트링 아트 재료를 챙겨가는 것. 가방에 간단한 옷가지와 실타래를 넣고 떠난 여행길. 실제로 3개월 유럽 무전여행은 그녀의 인생을 바꾼다. 그녀의 믿음이 이상이 아닌 현실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 경험을 책으로 옮겨 인생 첫 책 [PORTAS ABERTAS]를 출간한다.

 브라질에 도착한 그녀는 리우의 아파트에서 강아지를 키우면서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꾸려나가는데, 강아지가 점점 커져 사람 덩치만큼 큰 개로 성장하자 아파트에서 더 키울 수 없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이때 두 번째 프로젝트를 생각해 낸다. 돈 하나 없이 유럽여행을 떠나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경험했다면, 브라질에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을 터이니, 이번엔 개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 그리고 또 훌쩍 떠나 본다. 이번엔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미루지 않고 바로 실행에 나섰다. 왜냐하면 그녀의 침대 벽면 액자에 쓰여 있듯이 인생은 단 한번뿐이고 짧다는 것이다. 바로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하지 않는다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갈 것이기에 지금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하자. 그녀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소파 등받이에 턱 하니 다리를 늘어트리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처음 만난 객을 오랜 친구처럼 대하는 그녀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더니, 정말 행복하다는 답이 돌아온다. 그런데 그녀가 그렇게 대답하기 전에 이미 내면의 빛으로 환하게 빛나는 그녀의 얼굴에서 그 답을 읽을 수 있었다. 침대에 양반다리로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일어서는데, 그녀가 꼭 껴안아 주면서 하는 말...."원하는 바가 이루어질 거야. 난 믿어."

 이제 27살인 그녀는 리우에 있는 아파트는 작업실 겸 스튜디오로 쓰고, 가끔 카우치서핑이나 에어비앤비를 통해 전 세계에서 오는 여행자들에게 방을 내주고 있다. 자신이 여행길에 받았던 호의를 자기도 전하고 싶어서 큰 돈을 바라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게스트를 받으면서 세번째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그리고 본인은 더 커버린 개를 데리고 리우에서 떨어진 시골마을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 핸드폰도 TV도 없이 소박한 삶을 살면서 현재의 충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히피 알리네. 자신이 선택한 삶을 충실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알리네가 건강하고 빛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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