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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스두어 Feb 16. 2016

발리에서 요가x콘서트로 새해를 시작하다

발리 즐기기 #1-명상부터 막춤까지... 통념을 깨고 나를  풀어놓다


 2016년 발리에서 맞이한 신년 첫날은 특별했다. 우붓의 요가반 Yoga Barn에서 하루 종일 수백 명의 사람들과 함께 요가와 명상, 채식과 댄스에 마이클 프란티 Michael Franti 콘서트까지.... 잊지 못할 순간이고 즐거웠던 발리여행 경험이었다.  

 아침 10시가 되니 삼삼오오 사람들이 요가 복장이나 편안한 반바지 티셔츠 차림에 매트 한 장씩을 들고 모이기 시작한다. 오늘따라 예쁘게 꾸며진 요가반은 곳곳이 싱싱한 꽃들과 대나무 잎사귀로 장식되어 기분을 들뜨게 한다. 여기저기 자리 잡고 앉은 사람들은 아침부터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는 차광막 아래 신발도 벗어버리고 책도 읽고, 수다도 떨고, 얼굴에 페이스페인팅도 한다. 한편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작은 바자회도 열리고 있다. 주로 요가 복장이나 티셔츠, 수작업으로 만든 액세서리 등 작은 물품들을 내놓고 팔고 있어 덕분에 여기저기 거닐면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냈다.  

 무대 뒤편에서는 카포에라 잼이 한창이다. 마침 하루 전에 브라질의 전통 무술을 요가에 접목한 카포에라 수업을 들었다. 리듬을 타면서 사방에서 공격해오는 적과 싸우는 실전무예인 카포에라는 요가 입문생에게 양 허벅지의 고통을 선사했다. 다리만 살짝 들어도 통증이 오는데, 관객으로 앉아 무술보다 무예에 가까운 카포에라 잼을 바라보고 있으니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쓰러질 듯 말 듯 서로 손발을 섞는 그들은 진지하게 합을 맞추면서도 누군가 균형을 잃을 듯하면 웃음과 함께 바로 손을 내밀어 끌어올려 준다. 등허리에 땀방울이 또르르륵 흐를 때까지 서로 합을 맞추는 그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니, 무대 앞쪽으로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시작한다.  

 어쿠스틱 연주도 잠시. 명상시간이라면서 자리를 잡으라고 해서 모두 앉아서 마음을 가다 잡으려고 하는 데, 명상음악 치고는 너무 신나는 음악이 스피커가 터질 듯이 흘러나온다. 명상은 다름 아닌 막춤! 누구 눈치도 보지 말고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음악에 몸을 맡기고 몸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춤을 추라는 거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우리는 모두 즐거움이 가득한 댄스타임을 가졌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곳의 공기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상관없었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즐거움을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터트리고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기도 한다. 정오의 뜨거운 햇살도 문제 될 게 없다. 발바닥에 불이 붙는 것처럼 뜨거워도 상관없다.

 이 순간 우리 모두는 그저 몸을 흔들면서 즐거움과 흥겨움에 취해 있다.  

 이제 진짜 명상과 요가.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단체로 각자 신년을 맞이해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 시간을 가졌다. 명상을 통해 좀 더 나은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에 함께 했고, 긍정적인 자아를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우리 모두 홀린 듯이 요가를 하기 시작했다. 평상 시라면 어려워서 엄두도 못 냈던 동작들을 성공적으로 하게 됐다. 조금 더 팔을 뻗고 다리를 밀고 허리를 뒤로 젖히고.... 땀이 온몸을 적셨다. 수건으로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닦아내도 소용이 없었다. 흐르는 땀방울만큼 묵은 잡념이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신년을 맞아 몸과 마음을 씻겨내리는 의식이었다.
새롭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함께 만들고 나누면서 채워가는 과정이었다.

  어둠이 내려왔다. 샤워를 하고 상쾌함을 가득 안은 채 무대를 바라보니,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마이클 프란티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어느새 콘서트장으로 변한 이곳에는 흥겨운 에너지가 폭발할 듯이 올라간다. 자신의 가족 이야기와 우리 자식들이 살기 좋은 평화로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관객들과 진하게 교감한 싱어는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석을 누비기 시작한다. 열광적인 관객들의 호응. 우리 모두 방방 자리에서 뛰고 돌아다니면서 기쁨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무대 위에는 어린아이들이 올라가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이 분위기를 함께 즐긴다. 여행자들, 가족들, 친구들, 동료들, 낯선 사람들이 모두 다 같이 노래 부르고 흥겨움에 가득 차서 일 년을 맞이하는 유쾌하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가슴 터질 듯이 담아 간다. 우리는 그렇게 새해를 시작했다.




요가반 YogaBarn: 우붓에 위치한 요가 스튜디오 중 가장 크고 대중적이다. 월-일요일까지 매일 다양한 요가 수업이 진행된다. 매일 늦은 저녁에는 커뮤니티를 위한 무료 건강강의, 요가 수업과 티베트 힐링 음악 같은 특별 요가 수업이 있다. 매주 일요일에는 DJ와 음악에 맞춰서 집단으로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춤을 추는 Sunday Dance가 인기다.  2일~1주일 디톡스와 요가명상을 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과 치유를 위한 스파, 숙소까지 다 갖춘 스튜디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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